삼성화재, 만원 관중 앞 현대캐피탈 꺽고 선두 복귀

중앙일보

입력

 
역시 레오였다. 프로배구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레오(24·쿠바)가 혼자 30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을 안겼다.

삼성화재는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0(25-22, 25-22, 25-22)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3세트 24-22로 앞선 상황에서 레오의 스파이크가 현대캐피탈 진영에 그대로 꽂히자 팬들은 레오를 연호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을 밀어내고 선두에 복귀했다.

대전 충무체육관엔 올 시즌 처음으로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9년 만에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크리스마스 매치가 열렸기 때문이다. 4000석 규모의 충무체육관에 482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팬들은 통로에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아예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린 팬들도 있었다. 삼성화재를 상징하는 푸른색 산타복을 입은 응원단이 일사불란한 응원을 주도했고, 홈팬들은 경기 내내 "최강 삼성"을 외쳤다.

이날 경기는 외국인 선수 레오와 케빈(25·현대캐피탈)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레오의 압승으로 끝났다. 레오는 매 세트 10점씩을 기록했고, 성공률도 58%로 발군이었다. 후위 공격 9개를 성공했고, 서브에이스도 3개나 기록했다. 반면 케빈(25)은 17점에 그쳤다. 팀을 이끌 만한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안정된 서브리시브에 이은 레오의 공격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이후 문성민(16점)이 공격에 가세했지만 삼성화재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화재 센터 지태환은 고비 때마다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현대캐피탈의 예봉을 꺾었다.
경기 후 김호철(59) 현대캐피탈 감독은 "역시 레오"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레오의 집중력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김원 기자 raspos@joon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