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근로자 50%가 종교믿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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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교회의 엄청난 양적 팽창은 고향을 떠나 대도시로 몰린 이향근로자들의 자기정체와 공동체의식을 갈구하는 향수가 중요 성장요인의 하나라는 게 신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즉 시골생활에서의「열려진 이웃」과 탁트인 친교를 못내 아쉬워하는 이농영세민들은 단절된 「도시의 콘크리트벽」과 인간상실의 비감을 극복코자 교회를 찾아 신앙생활의 문을 두드린다.
과연 이향근로자들의 종교생활 실태는 어떤 것일까.
한국가톨릭노동청년회 (JOC)가 최근 서울 부산 광주 인천 마산 수원지역의 근로자 3백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향노동자의 50%가 종교를 갖고있고 비신자의 54%가 신앙을 가질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종교생활을 갈구하는 근로자들이지만 피로·시간부족등으로 실제의 신앙생활은 멀어져 가고만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복음화운동에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키 위해 지난해를 「이향노동자의 해」로 정했던 JOC의 도시근로자 실태조사는 사회윤리관의 급변에 적응할 수 있는 전인적 차원의 교육과 이를 위한 교회차원의 전폭지원이 아쉽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에 나타난 이향연령은 거의 10대로 진학·기술습득·도시생활을 위해 고향을 떠난 경우가 60%, 가사도움·가정불화가 20%였다. 이향시기는 17∼19세가 50%-.
객지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건강관리▲외로움▲돈문제▲장래결정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 해결에는「고향선배나 동료와 상의」(28%)하거나 「고향부모·형제와의 상의」(20%) 하지만 27%이상이 의논대상이 없어 혼자 해결한다는 것-.
따라서 이향노동자들을 위한 복음화운동은 대화를 통한 인생상담이 절실히 요망된다는 것이다.
도시근로자들의 대화내용은「잡담」「이성문제」등이 대부분이고 「종교나 정치사회」「기술」등은 9%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92%가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올바른 성교육의 실시가 절실한 실정-.
교회는 이제 노동계를 막연한 「선교의 황금어장」으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이향근로자들이 신앙생활 영역을 보다 넓히고 지속할 수 있도록 충실한 전인적 교육프로그램과 효과적인 방안들을 개발해야할 것 같다.<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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