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선전사진에 낙서하며 축제 벌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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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81년이 저물어 가던 어느 날 저녁 파리 몽마르트 언덕 밑 공동묘지 부근에 있는 전위화가「바질·비뉴」의 아틀리에에서는 김일성을 단죄하는 떠들썩한 잔치가 벌어졌다.
이 잔치에는「바질·비뉴」의 친구인 전위파 화가·신문기자·비디오작가들이 모여 공산주의 독재의 전형인 김일성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바질·비뉴」에 따르면 그가 81년 이 아틀리에를 얻어 이사했을 때 지하실 창고에서 상자에 담긴 1만 권의『김일성 혁명과 건설』이라는 불어선전 책자를 발견했다.
「바질·비뉴」는 이『붉은 책자』가 주는 충격에 일순 놀랐고 이러한 중압감을 해소하기 위해 친구들을 모아 그 책을 읽은 뒤 김일성을 난도질하는 페스티벌을 연 것이다.
전위예술가들은 그날 저녁 우선 2백 권의『김일성』을 마루바닥에 늘어놓고 가위나 칼로 사진을 오리고 다른 모형을 만들어 김일성의 얼굴에 붙이기도 하고 먹칠을 하는 등『「바질」집의 반공』축제를 벌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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