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교장집에 살인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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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일하오 2시쯤 서울수유5동519의1 서울돈암국교교장 강택중씨(53)집에 복면을 한 청년1명이 진입, 안방에 있던 강교장의 부인 최왕주씨(48)와 놀러와 있던 전가정부 윤성숙양(23)을 길이15cm쯤의 과도로 찔러 최씨를 그자리서 숨지게하고 윤양에게 중상을 입힌뒤 일제 캐논카메라2대, 진주목걸이 3점, 산호반지 1개등 패물14점과 지갑속의 현금 (3만원추정) 등 1백20여만원어치를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금품이 많이 없어진 점으로 미루어 일단 낮털이 단순강도로 수사를 벌이는 한편 범인이 복면을 하고 일체 말을 하지 않았던점에 비추어 면식범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범행경위>
윤양에 따르면 이날하오l시쯤 인근 중국음식점인 「용궁」에서 간자장2그릇을 배달시켜 먹은뒤 안방에서 최씨와 이야기를하고 있던중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났고 1백75cm쯤의 키에 가발을 쓴 것 같고 파란색 복면을한 청년1명이 말없이, 열린 안방문으로 들어섰다.
겁에 질린 최씨가『누구냐』 고 묻자 범인은 아무대답없이 최씨에게 달려들어 아랫배와 가숨등을 6차례 찔러 쓰러뜨린후 안방구석으로 달아나던 윤양의 어깨와 오른쪽 팔등을 5차례 찔렀다.
최씨와 윤양이 피를 홀리며 쓰러지자 범인은 10여분동안 안방에 있던 장롱과 문갑등을 뒤져 목걸이동 패물을 챙긴후 화장실로 가 피묻은 고무장갑을 씻었다.
범인은 다시 1층 건넌방으로 들어가 10여분동안 장롱을 뒤져 카메라2대를 꺼낸후 마루·건넛방등을 들락거리다 침입한지 30여분만에 현관문을 통해 달아났다.

<신고>
중상을 입은 윤양이 죽은것처럼 숨을 죽이고 엎드려있다 범인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를 듣고 안방화장대위에 있던 전화기를 발로 끌어내려 하오2시4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윤양은 신고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인근 동국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피해자주변>
숨진 최씨는 서울에서 수도여고를 졸업, 27년전 진주사범출신의 강씨와 중매결혼했다.
남편 강씨는 서울화계국민학교교장으로 있다가 78년 돈암국교로 전근했는데 부부사이에는 출가한 장녀(26)와 차녀(20·여대1년), 장남 (15·고1), 차남(14·수유중2)등을 두고 있다.
강씨부부는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최씨는 안암동영암교회 집사로있다. 강씨일가는71년6월 이문동에서 현재의 대지60평 건평40평의 2층양옥집으로 이사했다.
윤양은 16세대인 75년부터 이모소개로 2년동안 강씨집에서 가정부로 있다가77년 그만두고 부산에서 섬유공장공원으로 일해왔다.
윤양은 지난2일 상경, 하월곡동 아모집에 있다가 이모가 사업차 이리로 가자 두이종사촌동생을 등교 시킨후 문을 잠그고 이날 5년만에 처음으로 강씨집에 인사차 찾아갔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윤양은 강씨집에 있을 때 강씨부부를 『아버지』 『어머니』 로 불러 주위에선 수양딸로 알 정도였다.

<수사>
경찰은 숨진최씨가 교회에서「작은천사」 로 불릴 만큼 선행을 해왔고 남편강교장도 원한을 살만한 일이 없으며 피해품이 많은 점등을 들어 일단 금품을 노린 단독낮털이강도나 면식법의 소행으로 보고 동일수법전과자와 인근불량자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는 한편 전가정부 윤양의 주변관계에 대한 수사도 펴고있다.
경찰은 또 숨진 최씨의 친척언니 박모씨(61·서울종암2동)의 차남문모씨(27)가 71년 최씨집 가정부를 납치, 달아났다가 부산에서 붙잡혔고 그후 대구에서도 절도혐의로 복역한 사실등이있는 점을 밝혀내고 소재수사를 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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