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무너진' 텍사스 마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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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가 올해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받았던 것은 오히려 타선보다도 마운드 때문이었다. 텍사스는 시즌 시작과 함께 불펜이 무너지며 4월 방어율이 메이저리그 전체 28위(5.10)에 머물렀고, 타선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12승13패에 그쳤다. 하지만 불펜이 수습되기 시작한 5월에는 3.51의 방어율로 전체 7위에 올랐고, 18승7패를 기록하며 지구 1위를 질주했다. 가장 긍정적인 요인은 지난해 무려 17명의 투수가 들락거렸던 선발진의 안정이었다. 텍사스는 6월8일까지 단 5명의 선발투수만 기용했다. 1998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선발 로테이션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텍사스는 부진한 데다가 팀 분위기 저해범으로 낙인 찍힌 라이언 드리스(현 워싱턴)을 쫓아내면서 스스로 로테이션을 붕괴시켰고, 이후 페드로 아스타시오(현 샌디에이고)마저 내보냈다.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의 단죄는 벅 쇼월터 감독의 팀 운영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아스타시오 역시 첫 3경기를 제외하면 방어율 8.20의 심각한 부진에 빠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텍사스는 이들을 내치고도 대안을 찾지 않았다. 둘이 빠져나간 자리에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존 와스딘, C J 윌슨, 호아킨 베노아 4명을 차례대로 기용했지만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사이 선발진은 완전히 붕괴됐다. 9연승을 질주했던 케니 로저스(40)는 스스로 무너졌고, 신인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던 크리스 영(26)도 한계가 드러났다. 유일하게 기댈만한 박찬호(32)는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5월 3.51이었던 팀 방어율은 6월 5.45(26위)로 나빠지더니 7월에는 5.97로 아예 메이저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4-5월 50경기에서 단 35개의 피홈런만을 내줬던 마운드는 6-7월 46경기에서 62개를 얻어맞으며 샌드백이 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상황이 훨씬 좋았음에도 더 일찍 무너지고 있는 텍사스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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