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한국서 많이 배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이베이 미국 본사와 독일.영국 등 각국 지사는 한국의 전자상거래 모델에서 많은 교훈을 얻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eBay)의 멕 휘트먼(사진) 사장은 25일 미국 새너제이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유럽 이베이에서는 중고.수집품이 주로 거래되는 것과 달리 한국의 옥션(이베이 자회사)에서는 신상품 거래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며 "앞으로 신상품 판매 영역을 중점적으로 개척해야 하는 미국.유럽의 이베이는 한국 옥션으로부터 그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휘트먼은 "처음 진출할 때는 한국이 오늘날처럼 이베이에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 뒤 "옥션의 거래액이 이베이가 진출한 해외 32개국 가운데 독일, 영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점도 놀랍다"고 말했다. 휘트먼은 또 "한국이 광대역 인터넷 접속에서 세계의 대표적 국가로 등장했다"며 "이베이는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휴대전화나 첨단기기로 무엇을 할지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인도.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이 이베이 미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라고 밝히면서 특히 중국의 온라인 경매시장은 5~10년 후에는 이베이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베이는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상품등록비와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 중국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타오바오 등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휘트먼은 이와 관련, "무료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사업모델이 되지 못한다"며 "이베이 사이트를 중국인 입맛에 맞게 발전시키며 장기전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휘트먼은 이에 앞서 24일 세계 각국에서 온 이베이 판매자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의 기조 연설에서 판매자들에게 자신들의 별도 판매용 웹 사이트를 만들수 있는 새 서비스(프로 스토어)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휘트먼은 "판매자는 판매 채널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에 이베이 안에서뿐 아니라 다른 채널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판매자들이 물품을 이베이에 등록할 경우 자동적으로 판매자 웹사이트에도 올라가고 재고관리 등도 통합적으로 하는 시스템이다. 이베이는 판매자 웹 사이트에서 일어난 매출에 대해서 0.5~1.5%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새너제이(미국)=이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