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전 대우 사장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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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그룹 경영 비리 사건과 관련, 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강병호(62) 전 ㈜대우 사장이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7일 "강씨가 4월 말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지금까지 소재 파악이 안 돼 형 집행을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와 대우자동차 사장 등을 지낸 강씨는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4월 29일 대법원에서 함께 기소된 옛 대우 출신 임직원 8명 중 유일하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강씨는 2001년 1월 구속돼 항소심 진행 중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강씨는 현재 4년 여의 잔여 형기를 남겨 놓았으나 50여 일째 형 집행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담당한 대검 중수부는 강씨의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해 향후 수사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강씨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주요 소환 대상자 중 한 명이다. 강씨는 재판 과정에서 "1998년 대우차 회계 연도 결산 당시 1조원의 적자가 났으나 김 전 회장이 1000억원의 흑자 결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구체적인 비리 혐의를 부인할 경우 강씨 등 옛 대우 임직원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이었다.

강씨에 대한 형 집행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판부는 "강씨의 기록이 법원에서 대검을 거쳐 전달되는 데 한 달가량 걸려 최근에야 소재지 파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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