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선수 기용…정공작전 편 것이 적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남북한의 여자단체대결에서 통쾌한 한국의 승리는 코칭스태프의 완벽한 작전에다 선수들이 잘 싸웠기 때문.
한국 코칭스태프는 북한이 박영순과 이성숙을 주전으로 내세울 것에 대비, 이수자와 황남숙 등 공격선수들을 내세워 정공법을 쓴 것인데 그대로 주효한 것이다.
첫 단식에 나선 이수자는 수비형의 이성숙을 맞아 1세트 시작과 함께 위력적인 드라이브를 구사, 순식간에 12-5로 압도한 끝에 21-l3으로 간단히 이겼다.
2세트에 들어 이수자는 6-3으로 뒤지다 10-7로 역전시켰고 l8-15에서 촉진룰에 걸렸다.
(촉진룰은 한 세트 경기시간이 15분 이상 걸렸을 때 서브권을 가진 선수가 13구안에 공격해야하는 것). 결국 19-19, 20-20으로 듀스를 이루면서 손에 땀을 쥐게하다 22-2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어 황남숙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한 박영순에게 져 세트스코어 1-1이 되자 북한 응원단은 기를 휘두르며 소란을 피웠다.
세 번째 복식경기에서 한국은 이수자· 황남숙의 전형적 공격선수를 내세운 반면 북한은 이외에도 이성숙·김경순(19)으로 모두 수비선수를 기용했다.
한국벤치는 공격형의 박영순과 수비형의 최정희를 복식콤비로 내세울까봐 걱정을 했는데 의외에도 수비선수들을 내세운 것이다.
경기가 끝나자 한국의 최원석 탁구협회장 등 임원들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는 사이 북한측 선수들은 물론 극성스럽던 응원단마저 말 한마디 없이 순식간에 경기장을 떠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