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소음공해로 중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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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이 소음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변두리주택가 일부지역을 뺀 전역의 옥외소음도가 대부분 60∼80「데시벨」, 간선도로변은 보통지하철 차내 소음과 비슷한 75∼80「데시벨」이상으로 국제표준기구(ISO)의 권고 값인 55「데시벨」을 훨씬 넘어섰다. 이 바람에 수많은 차량들이 쉴새없이 질주하는 한길가나 각종기계가 밤낮 없이 돌아가는 공장주변의 학교·병원이나「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요란한 소음에 시달려 정서불안, 작업능률저하, 수면방해 등을 빚고 있으며 특히 도심지역 각급 학교 중 41%에 이르는 간선도로변의 학교는 소음에 밀려 멀지않아 자리를 옮기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가최근 소음규제지역 선정과 대책마련을 위해 한국표준연구소(충남대덕연구단지)에 용역을 주어 학교44, 병원10, 「아파트」4, 「버스」종점부근 6개소 등 모두 64개 지역을 표본으로 추출해 측정한 소음도 조사분석 결과 밝혀졌다.
서울시는 이 같은 조사를 앞으로도 확대 실시해 이를 토대로 각종 차음 시설과 부분적인 차량통행금지구역 설정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도심반경별 소음도>
세종로반경10㎞이내의 간선도로는 시간당평균 1천∼4천대의 차량이 시속 60㎞정도로 달리고 있으며 이들 도로 바로 옆의 소음도는 보통 70∼80「데시벨」이상으로 나타났다.10㎞권 이외지역의 중급도로(폭20∼30m)는 시간당 1천대이하의 차량이 시속 60㎞이하로 달릴 때엔70「데시벨」이하이나 60㎞이상으로 달릴 때엔 역시 75∼80「데시벨」을 넘고있다.
또 이들 간선도로의 이면지역 소음도는 도심반경5㎞ 권 이내의 경우 남대문∼중앙청을 기준해 동부지역에서는 인도에서 10∼20m떨어진 곳이 65「데시벨」, 1백∼2백m가 55「데시벨」인데 비해 서부지역에서는 인도에서 40∼50m 떨어진 곳이 65「데시벨」, 2백∼3백m가 55「데시벨」로 나타났다.
즉 서부지역 도로변의 주택가 소음도는 동부지역보다 더 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서부지역의 경우 동부지역에 비해 도로변의 고층건물이 밀집되지 않아 차음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도심반경 5㎞권을 벗어난 이면지역은 간선도로로부터 40∼50m 이내가 65「데시벨」, 2백∼3백m이내가 55「데시벨」, 중급도로로부터 10m이내가 65「데시벨」, 30∼50m이내가 55「데시벨」로 측정됐다.
도심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의 소음도가 도심과거의 비슷한 것은 길가의 건물이 밀집되지 않거나 높이가 낮아 상대적으로 차음효과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조사대상별 소음도>
◇학교=조사대상 44개교 중 84%인 37개교가 IS0 권고 값인 55「데시벨」을 훨씬 넘고있다. 특히 이중 간선도로에 가까운 18개교(41%·명단별표)는 소음도가 65∼75「데시벨」에 이르고 있으나 입지여건상차음시설의 여지가 없어 장차 자리를 옮겨야할 것으로 판단됐다.
◇「버스」종점부근=인근주택가의 소음도는 대체로 60∼65「데시벨」로 나타났으나 야간에는 차량정비 등으로 소음도가 더 높아진다.
◇병원=10개 종합병원의 도로변은 대체로 70「데시벨」안팎, 건물중심부근은 60∼65「데시벨」로 조사대상의 80%가 소음이 심해 차음벽이나 실내 흡음판시설 등 방음처리가 필요하다.
◇「아파트」단지=지역특성에 따라 차이가 많으나 강남지역 4개 「아파트」단지는 중앙부가 55∼60「데시벨」인데 비해 도로 쪽은 70「데시벨」이상으로 소음공해가 심하다.

<소음도별영향>
서울의 이같은 옥외소음도는 미국 등 외국대도시의 소음도와 비슷하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는 고층「빌딩」이 많아 차음효과가 크고 건물자체의 방음시설이 비교적 잘돼 실내에서 느끼는 소음도는 상당히 낮다.
실내 소음도는 방음장치에 따라 차이가 크나 외국에서는 옥외에 비해 대체로 30∼35 「데시벨」정도 낮지만 우리 나라는 20「데시벨」정도 낮다는 것.

<「데시벨」이란>
소음을 재는 단위로 20「데시벨」은 나뭇잎이 약간 흔들릴 정도, 30은 조용한 주택의 밤, 50은 조용한 사무실분위기, 70은 전화「벨」소리, 80「데시벨」은 지하철 차내 소음정도. 실내 소음도는 일반적으로 30「데시벨」이 넘으면 정서에 영향을 주고 40이상은 불쾌감, 50∼55이상은 회화 및 수면방해, 70이상이면 난청, 1백「데시벨」이 넘으면 작업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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