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호씨 납치 주범 윤영철 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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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율산실업 신선호 사장 납치기도 사건의 주범으로 경찰에 쫓기고 있던 윤영철씨(27·서울 도봉구 우이동 100의31)이 사건발생 3일째인 28일 하오 경북 안동경찰서에 자수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 관련자 3명을 특수강도 미수혐의로 구속했다. 윤씨는 28일 하오 1시26분 경북 안동경찰서 형사계를 찾아가 『내가 신 사장 납치의 주범이다』고 자백, 이날 하오 11시30분 서울로 압송됐다. 윤씨는 경찰에서 사업자금을 마련키 위해 범행했으며 이에 실패한 뒤 강원도 원주를 거쳐 경북 안동에서 하룻밤을 잔 후 의성에 있는 고운사에서 하루를 지낼 때 주지 이도우 스님의 간곡한 권유로 자수했다고 말했다.

<도피경위>
범행에 실패, 서울 강남구 논현동 홍능갈비집 앞에 차를 버린 일행은 「버스」로 시내에 들어가 차를 몰았던 육촌형 윤영우씨는 약수동에서 내리고 윤씨와 김용운씨(34)는 종로5가 윤씨의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에서 1시간쯤 있다가 윤씨는 도봉구 우이동 집으로, 김씨는 경기도 광주 집으로 각각 헤어졌다.
집에서 하룻밤을 잔 윤씨는 26일 상오9시쯤 사무실에 들러 보증금 20만원을 빼내 하오1시쯤 강남고속「터미널」에서 1만5천 원을 주고 원주까지 「택시」를 대절, 그 곳으로 갔으나 불안해 다시 「택시」로 이날 하오 10시쯤 안동에 가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윤씨는 다음 날 고등학교에 다닐 때 찾아갔던 고운사로 가 하루를 보내다가 주지스님의 권유로 다음날인 28일 안동으로 가 경찰에 자수했다.

<자수동기>
윤씨는 27일 고운사에 도착 주지스님인 이도우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실은 제가 큰일을 저지르고 왔습니다. 숨어 지내고 싶습니다』고 말하자 이 스님이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자수하라』고 간곡히 권유해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윤씨는 서울을 떠나면서 계속 불안에 떨었고 어머니에 대한 불효, 범행에 가담시킨 육촌형 영우씨에 대한 죄책감으로 크게 고민해 왔다고 자수동기를 밝혔다.

<범행모의>
사업자금이 없어 곤란을 겪어온 윤씨는 지난 20일 종로5가의 사무실에서 김용운씨와 만나 처음으로 재계거물 납치계획을 말하고 김씨를 끌어 들였다.
김씨가 동의하자 윤·김씨는 21일 다시 만나 수면제 12알을 샀으며 23일에는 상오 10시부터 하오 5시까지 l04번 「버스」를 타고 중앙청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의 범행 「코스」를 사전 답사했다.
윤·김씨는 범행을 24일로 계획했으나 운전을 할 육촌형 윤씨가 25일이 휴무여서 이날을 택했다.
윤·김씨는 모고위기관원을 사칭하고 방위성금을 가져오도록 계획을 꾸미고 대우실업·율산실업의 사장실 전화번호를 미리 알아두었다.
윤씨는 사건이 난 25일 상오 9시30분쯤 도봉구 수유동에 있는 육촌형 영우씨를 찾아가 하오 2시까지 정장을 하고 광화문 S다방까지 나와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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