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을 격한 불교 미술의 신·구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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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충남 천안시 근교 망향의 동산, 맞은 쪽에 청동의 거대한 불상이 우뚝 솟았다. 앉은키가 무려 14.2m. 녹음 짓 푸른 태조산을 광배삼아 3m 높이의 좌대 위에 앉히니 더욱 헌걸차다.법력에 의한 호국과 남북통일을 염원하여 부처님은 북녘을 향해 설법인을 하고 앉았다.
경제단신 조계종의 신도 단체인 한국 관음 회가 성금 1억9천만 원을 내어 1년만에 조성한 이 불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좌불. 일본「가마꾸라」의 청동대불(13.3m) 보다 90㎝가 더 높다. 보은 법주사나 속초 낙산사의 것은「시멘트」와 화강암의 입상. 중국 운문석굴이나 동남아에 거대한 불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금속조각품으로 다시없는 거불로 알려진다. 조각가는 홍익대의 최기원 교수. 비교적 불교조각을 많이 다루어 오는 조각가의 제작. 이 불상을 이곳에 안치하게 된 것은 천안이 예부터 정병을 양성하던 역사의 요지였던 까닭이다. 지난 9일 점안의 의식을 베풀음으로써 이 부처님은 예배대상으로서 불력을 지니게 했다. 이날 태조 산기슭에는 수많은 불제자들이 진심으로 기원하는 염불소리가 끝없이 끝없이 울려 퍼졌다.<글 이종석기자·사진 장홍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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