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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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간디」인도 수상에게는 두 아들이 있다. 장남「라지프」는 민간항공의「파일러트」로 표면에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다.
언제나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차남「산자이」다. 그는 30세에 불과하지만, 『「간디」왕조의 황태자』소리까지 듣고 있다.
그럴만도 하다. 할아버지가「네루」, 그리고 어머니를 통해「간디」의 혈통을 이어받고 있는 것이다.
그의 공식 직위는 여당의 청년 조직인 청년동맹집행위원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그가 지방유세 할 때에는 각료들을 대동하기도 하고 주 수상도 비행장까지 배웅 나간다.
그의 발언권은 지난 75년6월「간디」가 비상사태를 선포 한때부터 갑자기 강화되었다.
사실, 사면초가 속에서「간디」수상이 가장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아들「산자이」뿐이었던 것이다.
그가 수상관저에서 수상과 침식을 같이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정부 통제하의「매스컴」도 그를 젊은 구세주처럼 추켜세웠다.
아닌게 아니라 그에게는 다른 정치가에게서는 보기 어려운 신선미가 있다.
50세 이상의 정치가는 모두 은퇴해야 한다, 국유기업은 비능률적이니 사기업을 활용해야 한다는 등 그는 거침없이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다. 하지만 아무리 그가 뛰어났다 하더라도 아직은 30세밖에 안된다. 수상이 그를 후계자로 은근히 지목했다 하더라도 수상에의 길은 여전히 험준하기만 하다. 그런 그가 벌써부터「간디」왕조의 후계자로 지목되어 왔다는 것은 그만큼「간디」수상의 세력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아직 싹도 트기 전인「산자이」가 견디기 어려운 구설에 오르는 것은「간디」수상에 대한 반대세력의 막강함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인도 3억2천만의 유권자들이 30년만에 가장 긴박한 분위기 속에서 총선거에 들어가는 전야에서의「산자이」가 피격되었다.
암살은 모면했다지만 이로써 이번 선거를 더욱 살벌하게 만들 것이 틀림이 없다.
아직은 진범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는 모양이다. 야당에서는 조작극이라 하고 여당쪽에서는 야당쪽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승할 것이 예상되는 국민회의파가 이 때문에 유리하지 않을까, 보고들 있다. 그리고 비록「간디」여사가 이긴다 하더라도 예전처럼 직권을 휘두르기는 어려울게 틀림이 없다.
이와 같은 숨막힐 듯 긴박한 분위기는 아랑곳도 없이 인도의 투표는 끝나기까지 5일이나 걸린다.
그 결과가 완전히 판명되는 것도 22일이다. 인도인들에게는 더욱 숨막힐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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