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미국방예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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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곧 의회에서 승인될 미국의 76년도 국방예산(75년7월∼76년6월)은 총지출액 1천억「달러」에 이르는 방대한 것이어서 새로운 군비확장 경쟁에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월남전 당시 정부수뇌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건 미의회안의 비둘기파도 최근에는 고립을 우려해서 대담한 도전은 피하기로 하고 있으므로 소련과의 세력균형을 이유로 국방예산 증액을 피하는 「슐례진저」 국방장관 등의 전략론에 승산이 커진 것 같다.
미정부 수뇌부가 국방예산을 중액하게 된 것은 ①소련의 군사력 증대에 대항하고 ②서구·중동·「아시아」 제국과의 공약을 지킨다는 이유에서라고 풀이되고 있다.
5월에 서구 여러나라를 방문한 「포드」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결속강화를 주장하였으며 「슐레진저」 국방장관은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다는 것을 공표하여 북괴의 남침에 대한 방비를 강조했다.
신년도의 국방 예산안에서는 무기의 연구개발비와 해군관계의 지출이 큰 특징으로 되어 있다.
연구개발의 중점은 「미사일」의 공격파괴력과 저밀도의 향상. 「슐레진저」 장관은 이것이 제2차 전략무기제한회담(SALTII)에서 보다 더 소련측의 양보를 촉구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거꾸로 미·소간의 균형이 상실됨으로써 새로운 핵군비확장 경쟁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게 된다.
또한 해군관계의 지출증대는 주로 함정건조 계획에 충당되어 현재 약5백척의 보유함정수를 1980년대 중반께는 6백척 정도로 늘리는 것이 목적으로 되어 있다고 이 계획을 포함한 76회계연도의 해군 예산안은 약3백5억「달러」로 공군의 약3백5억「달러」와 육군의 약2백5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이 계획으로 새로 건조되는 전투용 함정은 원자력 선이 될 예정이기 때문에 해군관계의 지출은 앞으로 5년간 매년 평균 약6·3%의 율로 증가를 계속할 전망이다.
『함정에 의한 전투는 과거의 것』이라고 하는 등의 비판도 일부에서는 있지만 예산팽창의 대세는 이미 결정이 났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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