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사건 진사·수사 협조에 최선|후궁, 김 외무에 이례적으로 친서 내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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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8·15 대통령 저격 사건」에 대한 일본측의 국제 책임 이행 여부 문제로 최악의 위기에 빠져있는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한 양국간의 막바지 절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동조 외무장관은 9일 상오 본국 정부와 정무 협의를 마치고 귀임한 「우시로꾸」 (후궁) 주한일본 대사와 한남동 장관 공관에서 만나 요담, 일본측의 입장을 설명 듣고 한국 정부의 기본 방침을 밝혔다.
「다나까」 (전중) 수상의 친서 전달에 앞서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사전 타진하기 위해 일본측 요구로 이루어진 김 장관-「우시로꾸」 대사의 요담에서 「우시로꾸」 대사는 한·일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바란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전했다. 「우시로꾸」대사는 한국 정부가 일본에 요구하는 ①8·15 사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사 ②저격 사건의 공모자와 배후에 대한 강제 수사 등은 일본 정부가 시간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나 조총련의 불법화 내지 활동 규제 등은 일본 국내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8·15사건에 대한 일본측의 국제 책임이 명백한 이상 공식적인 진사를 할 것 ②저격 사건의 공모자인 「요시이·유끼오」 부부와 조총련의 김호룡에 대한 수사를 조속한 시일 안에 철저히 진행시킬 것 ③조총련을 불법화시켜 한·일간의 우호 관계 유지가 방해받지 않도록 할 것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밝히고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양보할 수 없는 선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 일련의 「기무라」 (목촌) 일본 외상의 한국 문제 발언에 유감을 표하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밝혀주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시로꾸」 요담은 10시40분부터 12시40분까지 2시간 진행되었으며 요담 후 김 장관은 박 대통령에게 요담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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