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컴푸터·터미널|전자계산기 도입 경쟁과 그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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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문명의 마술사로 등장, 「컴퓨토피어」라는 용어까지 생기게 한「컴퓨터」가 우리나라에서는 인식이 부족하여 사용 염두를 못 내거나 너무 과신하다가 귀중한 외화만 낭비하는 사례가 흔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주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에서 열린「컴퓨터·터미널」에 관한 강연회에서 밝혀졌다. 이에 대한 실정과 대책을 성기수(KIST전산부장) 박사에게서 들어본다.
「컴퓨터」의 능력은 우리가 익히 보고 듣던 대로 놀랄만하다는데는 누구나 이의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컴퓨터」란 단순히 기계에 불과한 만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컴퓨터」의 진의가 발휘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비싼 임대료를 물고「하드웨어」(컴퓨터 기계부분)를 외국에서 들여다 놓아도 그것을 이용하는「소프트웨어」(「컴퓨터」에 넣는 정보·자료·「프로그램」부분으로서 사람이 맡는 부분)가 충분히 개발되어 있지 않다면「하드웨어」자체만으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치품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성 박사는『우리나라가 외국에다 물고있는 임대료가 연간 1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면서『더우기 이같이 엄청난 외화를 들여서 설비해 논「컴퓨터」중 상당 대수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거나 아예 사장되어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성 박사는 각 관공서와 회사에서 마치 경쟁이나 하듯 독자적으로「컴퓨터」를 도입하는 처사는 우리의 어려운 실정에 자가용 비행기를 갖는 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유하고 결국 아까운 외화만 낭비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최근「컴퓨터·터미널」(단말장치)이라는 것이 각광을 받고있다. 「터미널·시스템」이란「컴퓨터」하나를 두고 여러 곳에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즉 전화국에 교환장치를 두고 각 가정에 전화기를 설치하듯이 교환기대신「컴퓨터」를, 전화기 대신「터미널」을 두는 셈이다.
이「컴퓨터·터미널」은 비싼「컴퓨터」를 일일이 사지 않고 필요한 때에만 싼 비용으로「터미널」을 사용하여「컴퓨터」사용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는 잇점을 지니고 있다.
「터미널」은 또「하드웨어」도입 이전에 개발해야 할「소프트웨어」개발에도 이용된다.「하드웨어」는 몇 시간을 쓰든지간에 비싼 임대료를 물어야 되므로「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회사마다 독자적으로「컴퓨터」를 사용하는 일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낭비가 된다.
「터미널」을 사용하여「온·라인·시스팀」화로 예금업무를 취급하는 외환은행의 경우, 엄관현 대리(한국외환은행)는「온·라인·시스팀」화함으로써 인력절감 효과가 있어서 73년도에 2억8천 만원의 경비절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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