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CI 논문 실적 상위권, 기술 실용화는 바닥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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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은 2012년 SCI(Science Citation Index) 학술지에 총 4만7066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2년 1만7664건에 비해 3만 건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국가 논문순위는 세계 14위에서 10위로 올랐다.

 분야별로는 공학·컴퓨터과학(이상 각 4위) 등 응용 분야가 화학(8위)·물리학(9위) 등 기초과학 분야보다 순위가 높았다.

 반면 국내 주요 대학의 기술이전 성과는 외국 대학에 비해 미미하다. 2012년 가장 많은 기술료 수입을 올린 한양대(42억원)가 미국 노스웨스턴대(2077억원)의 약 2%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국내 과학기술계, 특히 실용적 연구의 주축인 대학 공과대학이 너무 이론 위주 연구에 치중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민관 모임이 만들어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와 산업계·학계·연구계 인사 20명이 참여하는 ‘공과대학 혁신위원회’가 14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기존 공대의 문제점으로 ▶SCI 논문 등 이론 위주의 연구 ▶전공필수 과목 비중이 낮은 수업 ▶통합적 사고, 현장 적응능력 등이 부족한 인력 배출 ▶기술사업화 부족과 산업계 경험자의 교수 활용 부족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장석영 미래인재정책국장은 “공대 혁신은 기초연구를 줄이는 게 아니라 그간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산학 연계 부분을 강화하는 쪽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이르면 3월 초 혁신 방안 초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대 쪽에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립대 공대 교수는 “전체적인 방향은 맞지만 교육 등 대학 본연의 기능과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요구를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위원장은 이준식 서울대 연구부총장이 맡았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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