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전북 고창군 선운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선운사가 자리잡은 고창군은 전라북도의 가장 서남단에 위치한 해안군.
변산반도와는 이른바 칠산바다(고기잡이로 유명한 줄포만 일대의 호칭)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꼴이다.
이 절의 정확한 주소는 아산면 삼인리. 거의 평지에 위치하고있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 또한 해안선에서 그다지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닌 점에서 위치상 이례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일반인의 경우 「버스」에서 내려 약2㎞쯤 걷게 되는데 1㎞쯤 걸어서 골짜기를 돌아 들어가면 돌연 지세는 달라져서 일순간에 깊은 산골로 들어 왔다는 느낌이 짙어진다.
잘 보호된 숲, 따라서 수량이 풍부한 계류가 우선 이곳을 찾는 여름손님을 반겨준다. 이 절이 평지에 있으면서도 시원한 이유는 해안이 가까운데다가 온통 절 전체가 고목·거수의 수해 속에 파묻혀 있다는 점에 있으리라.
절 바로 앞으로 짙은 그늘에 가린 넓은 개울이 흘러 천연 욕장을 이루고 있는 것도 딴 데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 남녀별의 구획을 절에서 설정하고 있다.
양풍이 사방에서 불어와 절로 낮잠이 청해지는 이곳의 최고 자랑거리는 2㎞쯤 남쪽에 있는 부솔암 계곡.
보기 드문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도솔암까지 가는 도중에는 유명한 마애석불이 있다.
이 절은 아주 큰 고찰로 국보급인 만세루, 전국 제일의 목불이 명물. 도솔암은 그 보다 더 오래된 절이다.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내팽개치고 이 곳으로 들어와 수도하던 좌변굴과 진흥굴은 이곳의 명물로 문교부에서 세운 팻말이 서있다. 검단대사에 연유하는 용문굴은 도솔암 조금 위에 있는 진기한 정방형의 자연 통로문.
▲교통=정읍서 32㎞, 고창서 16㎞, 정읍서 흥덕사와 해안선경유 해리행「버스」를 타고 선운사 입구에서 내린다. 내륙 경유「버스」를 타면 시간이 더 걸리므로 요주의. 고창서 절까지는 「택시」로 1천3백원 정도. 해리서 도솔암까지는 약 20리. 숙박시설은 선운사에도 방이 많고 선운사근처에 여관과 여인숙도 있다.【조필대(이대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