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혐의 풀리자 "우범자" 자인서 받아-두 소년을 즉결에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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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찰이 10대 소년을 도둑으로 몰아 연행, 뭇매질로 자백을 강요하다 혐의가 없자 폭력 우범자로 즉결에 넘겨 구류처분을 받게 했다.
지난달 29일 하오 8시쯤 영등포경찰서 형사계, 김운기·전재룡 형사 2명이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미진」다방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정완진군(18·영등포동3가 147)과 조병운군(19·영등포동7가303) 2명을 절도 용의자로 연행, 경찰서 기동타격대 숙직실에서 2시간동안 구둣발로 마구차고 때리며 절도혐의를 추궁했다.
경찰은 조사 끝에 혐의가 없자 이들을 폭력 우범자로 자인서를 쓰게 한 뒤 이튿날즉결에 넘겨 7일간의 구류처분을 받게 했다.
6일 상오7시 경찰에서 풀려 나온 소년들은 무릎에 입은 전치 1주의 상처를 내보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두현 형사계장은 『우범자를 연행하여 몇 대 때리는 일은 수사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군은 삼진산업(성북구 미아동) 종업원이고 조군은 누나가 경영하는 가게 종업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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