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그콘서트 풍자도 내부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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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검찰이 국내정치·대통령선거에 개입한 혐의(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서 국정원이 방송 예능프로그램까지 모니터링한 정황을 공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16일 열린 원 전 원장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18일 개그콘서트(개콘)를 주제로 한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글이 국정원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주요 카페·커뮤니티 동향보고’라는 문건에 개콘에 출연한 개그맨 정태호씨가 ‘다음 대통령은 누구냐’고 묻자 방청객이 ‘ㅁ’이라고 답하는 부분을 다룬 일베 글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이종복 전 국정원 심리전단 기획관은 “ 검찰 측이 “개콘이 안보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자 “안보 이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공판에는 증인으로 나온 최영탁 전 국정원 심리전단 팀장이 댓글 작업을 한 팀원 김모씨에게 격려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최 전 팀장은 증인신문에서 “김씨에게 ‘고생했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남을 것이고 위기에 잘 대처했다는 영광도 남을 것’이라는 위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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