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신곡은 ‘ … 마더 파더 젠틀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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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0시 발표된 싸이의 신곡 ‘젠틀맨’ 디지털 싱글 음원 이미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싸이(36)의 신곡 ‘젠틀맨’ 음원이 12일 0시에 각종 음원 사이트와 아이튠스를 통해 전 세계 119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싸이가 작사, 싸이와 유건형이 공동 작곡, 유건형이 편곡한 신곡은 ‘강남스타일’의 맥을 잇는다. 외국 팬을 더 의식한 듯 가사의 7할 정도는 영어로 쓰였다. 한국어로 부른 부분도 영어 노래처럼 라임(운율)을 맞춘 게 특징이다. 노래는 “알랑가 몰라 왜 화끈해야 하는 건지/알랑가 몰라 왜 말끔해야 하는 건지/알랑가 몰라 아리까리하면 까리해”로 시작한다. 후렴구는 “아 아 아 아~ 아임 어 마더 파더 젠틀맨(I’m a mother father gentleman)”이다. 영어 욕설인 ‘마더 퍼커(mother fucker)’를 ‘father’로 바꾼 싸이표 말놀이다. 클럽에서 틀면 어울릴 듯한 테크노 댄스풍에 ‘강남스타일’을 닮은 비트는 유쾌하다. 하지만 한국어로 된 ‘강남스타일’이 유례없는 히트를 했음에도 이번엔 세계 팬을 지나치게 의식함으로써 싸이의 색깔을 잃어버린 듯한 인상을 준다. 가사에서 ‘강남스타일’ 같은 절묘한 풍자를 읽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KMP홀딩스 신상규 부장은 “강남스타일에 대한 부담감을 못 떨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글 가사와 영어 가사가 묘하게 라임을 이루고 있어 해외에서의 반응은 오히려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쉽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 것 같다. 어떤 곡이 나온다 해도 강남스타일에 필적하거나 능가하긴 어려울 거다. 어느 정도의 히트만 기록할 수 있다면 그걸 바탕으로 롱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관건은 춤과 뮤직비디오가 될 것 같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해학적인 내용과 말춤으로 최근 유튜브 조회수 15억 회를 넘겨 세계인이 가장 많이 본 영상의 자리를 거뜬히 지키고 있다. 싸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9일 오전 촬영을 마친 신곡 뮤직비디오에는 유재석·노홍철·하하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출연한다. 뮤직비디오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싸이는 11일 자신의 미투데이에서 ‘Gentleman’이라 적힌 파란색 팬티를 입은 마네킹이 엉덩이를 좌우로 실룩대는 영상을 공개해 새 춤에 대한 실마리를 남겼다. ‘젠틀맨’의 안무는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 ‘해프닝’에서 처음 공개된다.

 영국 가디언지는 “북한이 핵 전쟁 위협을 하고 있어도 한국인의 관심은 온통 싸이의 새 싱글이 강남스타일처럼 히트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고 온라인판에 10일자로 보도했다. 하지만 취재 열기는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YG 측에 11일까지 콘서트 취재 신청을 한 외신만 AP통신·로이터, 미국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영국 BBC방송, 일본 산케이신문 등 90명에 달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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