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생각은

독자 우주시대 열 전략 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 이후 정부, 연구소 및 대학의 우주 개발 관련 핵심 인력들은 2018년 한국형 발사체와 2020년 달 탐사 미션이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구체적 기획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 수송시스템 확충, 지구궤도 우주 영역 확장 및 우주 탐사시대 실현을 목표로 하는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우주비전 2040’을 수립했다. 이러한 비전과 목표가 지속 가능한 성공적 우주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우주 개발에 필요한 투자 규모를 확보하는 일이다. 현재 우리의 우주 관련 정부예산은 연 2300억원 수준이다. 이는 미국·일본 등 우주 개발 선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로 대략 10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 세계 위성 산업은 연 290조원 시장 규모로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우주 개발에 따른 연관 산업 파급 효과도 대단하다. 집적회로, 고강도 탄소 소재, 인공지능, 로보틱스, 글로벌 위치추적, 자기공명장치 등이 그 사례다. 이로 볼 때 투자 규모는 2012년 예산 규모의 3~4배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그러나 빠르게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우주 탐사시대를 실현하려면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는 기반 원천기술이 갖춰져야 하며, 전문인력 양성도 필수적이다. 우주 기술은 시스템, 부품, 소재가 밀착된 거대 융·복합 기술이며 기술 도입이 어려운 데다 개발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전략기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육성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0년 우리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과학탐사 로버가 달 표면에서 활동하며 국민적 자긍심을 높여주길 기대해본다.

이석한 우주로봇포럼 회장, 성균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