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의 성적 도피' 금서된 책 내용이…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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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나의 삼촌 나폴레옹’과 ‘대령’.

 히브리어로는 처음으로 번역·출간된 이란 소설 두 편이 이스라엘 독서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25일 전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두 나라 사이에 일촉즉발의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이란 작가 이라즈 페제슈크자드의 소설 ‘나의 삼촌 나폴레옹’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6년 전인 1973년 발표됐다.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이 이란왕국을 점령하고 있던 때가 시대적 배경이다. 가부장적인 삼촌 나폴레옹이 거느리는 상류층 가족의 불행과 성적 도피 행각을 다뤘다. 이를 통해 점령국 영국의 음모를 잘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마흐무드 도울라타바디의 ‘대령’은 이슬람 혁명 직후의 이란 상황을 그렸다. 왕정 시절 군 고위직에 있었던 주인공 가족이 혁명의 피해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란에선 출판이 금지됐다. 이슬람 혁명의 실패한 이념을 비판하는 이 소설은 역으로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을 되돌아보게 하는 모델로서 이스라엘인들에게 교훈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중동의 심장부에 위치한 비(非)아랍계 국가인 두 나라는 지금은 최대 앙숙이지만 이란 혁명 이전까지는 밀접한 사이였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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