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풍삼 총장, 순천향대에 1억 기부하고 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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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학의 교육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나눔 문화를 나부터 실천하는 게 중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합니다.”

22일 충남 아산 순천향대 졸업식이 열린 이임식장에서 총장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손풍삼(69·사진) 전 총장이 한 얘기다. 손 전 총장은 이날 1억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는 2009년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매달 월급에서 200만원씩을 모아 대학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아름답게 퇴장한 것이다. 손 전 총장은 “그동안 몸담았던 순천향대를 나의 모교라고 생각해왔다”며 “대학발전에 보탬이 되려고 취임 때 약속했던 일인데 큰 금액을 아니라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4년 전 약속을 실천한 그의 리더십 키워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재임기간 손 전 총장이 강조한 것은 대학 구성원들과의 소통이었다. 취임 후 곧바로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편지를 보낸 그는 매월 1일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4년간 48통의 편지를 띄웠다. 주로 대학 세계에 대한 냉철한 변화의 흐름과 대학 운영의 단상에 대한 총장으로서의 솔직한 고뇌를 담아 학내 구성원의 이해를 구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1일 보낸 임기 마지막 편지에서 그는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온전한 대학의 역할을 할 때가 됐다. 위기를 뛰어넘으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적으로 지역 공동체, 지역사회와의 돈독한 협력관계를 통해 상호적이고 지속적인 지역 발전을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전 총장은 재임기간인 2010년 2학기부터 친환경 열차강의실을 개설해 통학시간을 활용한 수도권 전철(서울~신창·순천향대역) 내에서의 강의로 교양교육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정부로부터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링크사업), 입학사정관제 우수대학 선정이라는 성과물도 얻어 냈다. 2008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5년 연속 선정을 이끌어 냈다.

손 전 총장은 2002년 3월 국제문화학과 교수로 부임해 이순신연구소장(2004년), 대외협력부총장(2005년)을 거쳤다. 2009년 3월부터 6대 총장으로 재직한 그는 석좌교수로 다시 강단에 선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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