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 내가 홈런 500개 쳐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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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마크 맥과이어(그물 뒤)의 도움을 받아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글렌데일=임현동 기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26·LA 다저스)이 왕년의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50)를 스승으로 만났다. 그러나 ‘수업’은 3분 만에 끝났다. 류현진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 차려진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배트를 잡고 타격훈련을 했다. 류현진 옆에는 맥과이어 다저스 타격 코치가 있었다. 1998년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시즌 70홈런을 때린 맥과이어(통산 583 홈런)가 류현진의 타격 스승이었다.

 맥과이어 코치가 류현진에게 한 말은 딱 한 가지뿐이었다. “공을 쳐서 앞에 있는 망을 맞혀라.” 너무나 뻔한 말을 듣고 류현진은 20개의 티배팅을 했다. 훈련 전에는 “7년 동안 방망이를 잡지 않았다”며 엄살을 떨었지만 제법 잘 때렸다. 류현진은 “코치님 말대로 잘한 것 같다”면서도 “시즌 중에는 제대로 타격하기보다 희생번트를 대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2006년 동산고 졸업 후 류현진은 실전에서 타석에 설 기회가 없었다. 이젠 타격훈련이 필요하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어 지명타자를 쓰지 않기 때문에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불펜피칭은 류현진답게 했다. 41개의 공을 힘차게 던진 류현진은 “직구 제구가 잘 됐다”고 자평했다. 류현진의 공을 받은 A J 엘리스(32)는 “느낌이 좋았다. 직구가 안정적이고 양쪽 측면의 제구가 잘됐다”고 전했다. 돈 매팅리(52) 다저스 감독도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던졌다”며 좋은 평가를 남겼다.

글=김효경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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