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흔들, TV는 희희낙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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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한참을 불안에 떨며 속보가 나올까 TV를 계속 봤지만 희희낙락하는 TV화면.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어야 속보를 내보내려나…"(KBS 인터넷게시판, 시청자 최기붕씨)

20일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전국적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나 관련 TV 보도가 늦어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시간은 오전 10시55분쯤. MBC는 11시9분 '부산.경남지역 지진 발생, 전국이 흔들'이란 자막을 내보냈고, 11시32분부터는 방송중이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중단하고 15분동안 뉴스특보(사진)를 방송했다.

KBS는 오전 11시14분부터 2~3분 간격으로 '부산.경남 지진 발생''일본서 지진 발생, 전국 진동 감지' 등의 자막을 내보냈으며, 11시46분 ' TV쇼 진품명품'을 끊고 뉴스특보를 방송했다. SBS의 경우 자막처리는 오전 11시12분에, 뉴스특보는 11시56분에 방송됐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늑장 대응"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재난방송 주관기관인 KBS에는 "여기는 부산입니다. 지진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KBS에서는 줄뉴스 하나 나오질 않는군요. 정말 실망했습니다. 지금 NHK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candy63) "시청자들이 TV 보다가 집 무너져 죽든 알 바 아니란 겁니까?"(woghwkddy)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오전 11시부터 집이 흔들렸다는 시청자 제보전화가 쏟아져 곧바로 확인을 해봤지만 기상청이 오전 11시12분에서야 지진 발생을 확인해 줘 보도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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