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취업 학력보다 경험이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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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취업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벤처기업들은 신입사원을 뽑으며 출신학교.학점을 따지기 보다는 경험과 인성 등 실무에 필요한 자질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남대는 17일 수도권 및 지방의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20명을 대상으로 최근 구인 관련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벤처기업인들은 자기소개서의 경우 전국일주 배낭여행, 봉사활동, 아르바이트 등 자신을 확실히 알려서 ''팔릴 수'' 있도록 내용을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집안 내력을 설명하는 등의 틀에 박힌 내용만 쓴 서류는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간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기업인들은 이력서가 단순히 입학.졸업만으로 채워진 사람에 대해서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학연수.경시대회 참가 및 자격증 소지 등 다양하게 활동한 이력의 소유자를 선호했다. 기업활동 자체가 모험인 상황에서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실무능력을 중시했다. 일례로 회계학과 출신에겐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 등 실제로 벤처기업이 필요로 하는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했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한 사람도 선호했다. 기술자도 마케팅을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지만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가진 학생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다양한 독서를 통해 소양을 기르고, 팀웍을 이룰 수 있는 인성을 가진 사람도 선출 우선 순위에 들었다.

전남 순천에 있는 태인테크(http://www.taeintech.co.kr)의 강문식 사장은 "새로운 길을 걷는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출신 학교와 학점은 중요하지 않다" 며 "남들과 다른 경험을 쌓고, 인성을 갖췄으면 환영" 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한남대 김의섭 경상대학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며 "장기적으로는 복수전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권장도서제와 프리젠테이션 기법 등은 이번 졸업예정자들부터 가르치는 등 교과 과정을 개편하겠다" 고 말했다.

전용기 대덕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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