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마 가구 허성판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젊은 가구' 를 표방해온 파로마TDS(옛 파로마가구)가 '공격 경영' 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재 경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심플하고 실용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승부한다면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젊은 경영인 허성판(34)사장의 생각이다.

"외환위기 때 가구업계 10대 브랜드 중 절반 이상이 쓰러졌지만 파로마가구의 매출은 별로 줄지 않았습니다. 외환위기 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매출을 보고서 어려울 때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요. "

파로마TDS의 올해 매출 목표는 4백억원.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0%이상 늘렸다.

許사장의 공격 경영은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시작됐다. 지난해말 사 놓은 2만여평 규모의 땅에 현재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내년 공장이 완공되면 의자.식탁에서부터 소파.장농류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갖춰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

중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시장에 선보였으나 주춤했던 고급 브랜드 '겔라(GALA)' 를 중국 공장 완공과 함께 다시 띄운다는 것.

국내에서는 인건비와 재료비가 비싸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던 원목.무늬목 소재의 고급 가구를 중국 현지공장에서 만들어 들여올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급증하는 아파트 재개발 시장을 노려 리모델링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가구가 저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생각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가구는 21세기 신산업인 3D(디자인.DNA.디지털)중 하나인 디자인 산업 아닌가요. "

1998년 가구업체로는 처음으로 벤처업체 인정을 받고, 지난해 회사이름을 '가구' 란 말 대신 TDS(Total Design Solution)로 바꾼 것도 許사장의 이같은 생각 때문.

탤런트 송윤아씨가 다짜고짜로 '파로마' 를 연속해서 외치는 '튀는' TV광고도 "점잖기만 해선 후발 업체로서 강렬한 이미지를 줄 수 없다" 는 許사장의 아이디어다.

부산대를 졸업하고 미국 아델피 대학에서 MBA를 받은 許사장은 부산에서 30여년간 가구업을 해온 부친의 도움으로 1994년 인천 남동공단에서 현재의 업체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