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1] 형제의 난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때는 형제 간에 별다른 다툼이 없었습니다. 장자승계 전통을 고수해왔던 범효성가(家)는 창업주의 장남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효성그룹의 수장을 맡았고, 차남인 조양래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삼남인 조욱래 회장은 디에스디엘그룹(구 동성개발)의 경영권을 각각 받아 분리해 나갔죠.

하지만 그룹의 규모가 커지고, 3세 경영으로 이어지면서 집안 싸움이 벌어집니다. 형제간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형제의 난이 생긴건데요. 일반적으로 그룹 내 장남 외 자식의 입지가 강하거나 선대 회장이 장남 외 자식을 더 신임해 장남 승계를 하지 않을 때, 형제간 공동 경영체제인 상황 등에서 발생합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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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효성가에선 2014년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은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이에 불만을 품은 차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간 갈등이 있었고요. 2020년엔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간 경영권 다툼이 있었습니다.

오늘 들여다볼 건 한국앤컴퍼니 그룹 형제의 난입니다. 사실 2021년 조현범 회장의 승리로 분쟁은 끝났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당시 분쟁은 2020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장자승계의 전통을 깨고 차남인 조현범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결정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죠. 조양래 명예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분 23.59%를 조현범 회장에게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모두 넘겼는데요. 이에 반발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성년후견 심판청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고령으로 판단이 흐른 상태라 자발적으로 승계를 결정할 상태가 아니었다는 걸 법원이 인정해 달라는 거였죠. 장남 조현식 고문은 처음부터 이 분쟁이 뛰어 들진 않았는데, 결국 큰 누나 편에 서게 됐습니다.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회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회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조양래 명예회장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조현범 회장을 선택한 이유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나이에 비해 매우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조현범 (당시)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서,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밝혔죠.

결국 형제들은 이듬해인 2021년 주주총회에서 맞붙었습니다. 당시 조현식 고문은 주총에서 자신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출시키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경영권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21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조현범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형제의 난은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2022년엔 조희경 이사장이 제기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도 기각됐죠.

하지만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뜻밖에 내용이 공시됩니다.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 매수한다고 밝힌 겁니다. ‘형제의 난의 재발한 것이죠.

현재 한국앤컴퍼니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조현범 회장이 42.0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서 있습니다. 뒤를 이어 조현식 고문 18.93%, 차녀 조희원씨 10.61%,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0.81%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MBK파트너스는 이달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의 외국인, 국내 기관, 소액 주주등 일반 주주 지분 중 20.35~27.32%를 주당 2만원에 매수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4일 종가 1682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를 더한 가격입니다. 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으로 추정되죠.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현식 고문의 지분은 기존 18.93%에서 최소 39.28%에서 최대 46.25%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우군인 두 명의 누나의 지분까지 합하게 되면 한국앤컴퍼니 과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조현식 고문과 MBK 연합에는 조현범 회장이 올해 초 200억원대 횡령, 배임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커진 것이 공략 포인트 입니다.

MBK 측은 "한국앤컴퍼니가 최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반 주주들의 요구를 원활히 수용하고 있지 못하다"며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혁신, 주주 가치 체고 등을 추진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히고 있죠.

다만 공개 매수에 성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시장에 풀린 27%의 지분 대부분을 매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또 공개매수 소식에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5일 상한가로 직행했는데요. 주가는 제시된 공개 매수 가격보다 높은 2185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6일 주가는 5.03% 내린 2만750원에 마감했지만, 여전히 공개 매수가보다는 높은 상황.

조현범 회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조현범 회장이 조현식 고문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 지분을 8%만 확보해도 지분율은 과반을 넘어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대항 공개매수대신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조현범 회장 측은 "회장 보유 지분 및 우호 지분이면 경영권 방어에 큰 문제가 없다"며 "필요하면 일부 추가 매수를 할 수는 있으나 지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이러한 경영권 분쟁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추격매수를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와 하이브의 치열한 공개 매수 경쟁에 14만원을 넘겼던 에스엠 주가가 현재는 8만원대로 내려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Point.2] 빨간불 켜진 ELS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한때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통하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위상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 H지수) ELS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ELS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입니다. 주가나 지수가 떨어져도 미리 정해진 구간 내에서만 가격이 움직일 경우 약속한 수익률을 받을 수 있죠.

ELS로 수익을 얻는 방법은 시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6개월이 지난 뒤 3과목(기초자산) 시험을 봐서 전부 90점 이상을 받으면, 조기 통과하며 약속된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6개월에 한 번씩 재시험의 기회가 주어지고, 합격 점수가 점점 낮아집니다. 3년 뒤 마지막 시험의 커트라인은 세 과목 모두 65점으로 낮아집니다.

3년 동안 3과목 중 한 과목에서 50점 미만(녹인, 손실 발생 구간)의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마지막 시험에서 3과목 모두 65점을 넘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3년 동안 3과목 중 하나에서 5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았는데, 마지막 시험에서 3과목 중 한 과목이라도 65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약속한 돈을 받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가장 나쁜 점수 기준으로 돈을 받게 되죠.

이번에 ELS가 문제가 된 건 홍콩 H지수의 급락 때문입니다. 2021년 1~6월 당시 홍콩 H지수는 1만 포인트를 넘어섰습니다. 그해 2월 17일엔 1만2228.63까지 올랐죠. 하지만 이후 지수는 하락해 지난 1일 기준 5761.73포인트까지 주저앉았습니다. 마지막 시험의 한 과목이 50점 미만의 점수가 나와 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투자 상품이라고 해서 모든 책임이 투자자에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인데, 금융 지식이 부족한 고령자들에게 예금만큼 안전한 상품이라고 팔았다면 이를 판매한 판매사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홍콩 H지수 ELS 관련 민원 30건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7%(8건)였습니다. 은행을 중심으로 파생상품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판매가 이뤄진 만큼 금융 당국이 불완전판매 여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홍콩 H지수 하락 속에 ELS 손실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투자에 나서기도 합니다. “지금이 바닥”이라며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가입이 늘고 있는 거죠.

손실을 줄이려 ‘손절’을 고민하는 투자자부터 지수 급락을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를 위해 [머니랩]이 홍콩 H지수 ELS에 대한 팩트체크에 나섰습니다. ELS 상품 분석부터 투자할 때 유의점까지 살펴봤습니다.

폭풍전야’ 홍콩 H지수 ELS, 지금이라도 손절할까요?


[Point.3] The JoongAng Plus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엄마, 식당 차리게 도와줘요” 아들에 세금 없이 5억 주는 법

김정자(70·가명)씨는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몇 달 전부터 40대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음식점을 해보고 싶다는 속마음을 꺼내면서부터죠. 아들은 다니던 회사가 2년 전부터 경영난으로 어려워지면서 남몰래 창업을 준비했던 모양입니다. 김씨는 아들 가족이 아파트 대출금을 갚느라 자금 사정이 빠듯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그는 “섣불리 도와주다가 사업 실패로 돈만 날리는 것이 아닌지, 증여세 부담이 더 커지는 게 아닌지 등 걱정이 많다”며 “현명하게 창업자금을 증여하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창업을 고민하는 자녀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머니랩 패밀리오피스 M] 자문단의 도움을 받아 한 푼이라 세금을 아껴 자녀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SK스퀘어는 만년 적자 된다? 4년 뒤 개미 덮칠 ‘회계 대란’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11번가 등 SK그룹 내 크고 작은 계열회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입니다. 지주회사는 관계회사가 번 당기순이익 중 지분율에 해당하는 만큼을 곱해 영업수익으로 반영합니다. 회사 관리가 지주회사의 주된 영업이다 보니 관계사가 번 이익도 영업수익으로 잡는 거죠. 이를 ‘지분법 이익’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SK스퀘어가 영업수익으로 인식한 지분법 이익은 3650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2027년부터 도입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개정안인 ‘IFRS 18’을 적용하면, 이 지분법 이익은 영업외수익으로 바뀝니다. 관계사에 투자해서 번 이익일 뿐, 회사가 직접 영업해서 번 건 아니란 의미죠. 이런 기준대로면 2022년 말 SK스퀘어의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2018억원)로 돌변합니다. 지주회사는 계열사 관련 투자 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새 기준을 적용하면 이 회사는 사실상 만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머니랩]은 왜 IFRS는 이렇게 개정되는 건지, 어떤 게 바뀌는지, 이를 대비해 투자자와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Point.4] 인도 증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일(현지 시간) 뉴델리의 인도국민당(BJP) 당사에서 열린 주의회 선거 승리 축하 행사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일(현지 시간) 뉴델리의 인도국민당(BJP) 당사에서 열린 주의회 선거 승리 축하 행사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증시 시가총액 4조달러 돌파...프랑스 제치고 세계 5대 증시 진입"

-블룸버그통신

Feat. 홍콩 증시도 제칠 기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