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Q. 운전 안 해도 저절로 가는 무인자동차 언제 탈 수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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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무인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가상도. 운전자는 앉아있기만 하면 된다. 이런 무인자동차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실제 거리에서 시험 주행을 하고 있다. [사진 BMW코리아]

영화를 보면 종종 운전자가 운전하지 않아도 편하게 다니는 무인자동차들이 나옵니다. 정말 머지않은 미래에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요?


A 자동차 전용 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운전자는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책을 읽거나 편안하게 식사를 하는 자동차. 수많은 공상과학(SF) 영화들이 그려낸 미래의 자동차 모습입니다. 이런 무인자동차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개발 선두주자는 미국입니다. 네바다주와 플로리다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까지 3개 주에서 무인자동차 운행이 합법화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들 말고 다른 곳에서는 아직 무인자동차가 다닐 수 없습니다. ‘충분히 안전할 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데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거지요.

 실제 주행 시험은 웬만큼 이뤄졌습니다. 자동차회사보다 인터넷 업체 구글이 앞서 시험을 했습니다. 검색엔진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그리고 모바일 기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유명한 바로 그 구글입니다.

약 30만 마일(약 48만㎞) 이상 실제 거리를 달리며 시험 운행을 한 구글의 무인자동차. [사진 구글코리아]

 구글은 지난해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무인자동차 주행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받았습니다. 주행 시험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구글의 기술을 적용한 무인자동차에 탄 시각장애인 운전자는 다른 도움 없이 5만 마일(약 8만㎞)가량을 단독으로 운행했습니다. 이미 구글 무인자동차는 30만 마일(약 48만㎞) 이상의 누적 시범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만사OK가 된 건 아닙니다. 시험은 대부분 별문제가 없는 너른 도로에서 했습니다. 사람이 운전할 때도 힘든, 눈 쌓인 도로나 공사 중이어서 비켜가야 하는 도로까지 무사통과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단횡단자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느냐 여부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시험과 개발은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무인자동차 관련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앞·뒤·옆 차와의 간격을 인식하고 주변 도로 환경을 파악하는 레이저스캐너와 다중카메라 등의 장비를 부착하고 달리는 무인자동차를 개발 중입니다. 장애물과 차선을 인식하는 단계는 이미 넘어섰습니다.

 2015년께면 실제 도로에서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진화할 것이라는 게 현대·기아차의 기대입니다. 풍부한 시험주행을 거친 구글보다는 다소 출발이 늦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른 외국 자동차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함께 무인자동차를 개발해 이를 지역 내 소규모 자동차 경주 대회에까지 출전시킨 바 있습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는 올 2월 자동 운전 프로젝트인 ‘SARTRE(safe road trains for the environment)’의 첫 시연에 성공했습니다. 최근에는 스페인의 한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성공리에 마무리했습니다. 독일 BMW는 지난해 GPS와 레이더·비디오카메라 같은 장비들이 차의 움직임과 주위의 물체를 정확히 식별해 내는 CDC(Connected Drive Connect) 무인 운전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사람이 운전할 때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자동차를 조종하는 컴퓨터에 말썽이 생겼을 때가 문제입니다. 평소엔 사람보다 운전을 더 잘하고 교통법규도 더 잘 지키겠지만, 컴퓨터에 이상이 생겼을 땐 어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누군가 해킹을 해서 운전을 맡은 컴퓨터가 오작동할 우려도 있습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세르게이 브린이 “컴퓨터가 다운되거나 타이어가 터지는 등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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