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회사채 매력적 … 선진국보다 기업 부채비율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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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고위험 고수익(하이일드)채권 펀드의 기대수익은 주식 투자의 90%인데 변동성은 훨씬 낮다.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요즘은 돈이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재테크 암흑기’다. 폴 드눈(50·사진)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자산운용 이사는 하이일드 채권이 대안이라고 말한다. 미국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운용자산이 약 500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운용사다. 이 회사의 한국 법인은 미국 본사 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판다. 요즘 그중 하나인 해외 하이일드 채권펀드가 자산가 사이에 인기다. 유럽위기 영향으로 채권값이 치솟아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했기 때문이다. 드눈 이사는 신흥시장 채권 운용 책임자다. 투자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23일 만났다.

 - 요즘 한국 투자자도 신흥국채에 관심이 높다. 괜찮은 투자 대상인가.

 “선진국은 금리가 낮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신흥국 채권을 사고 있다. 신흥국 재정은 선진국에 비해 건전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선진국은 113%지만 신흥국은 36%다. 앞으로도 신흥시장에 투자금이 계속 흘러 들어갈 것이다.”

 - 브라질 국채 투자는 안전한가.

 “ 환율이 균형을 잡았다고 본다. 브라질 채권도 괜찮다. 헤알화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 같지 않다.”

 - 다른 나라는.

 “3차 양적완화 영향이 우려되면 투자처를 잘 선별하면 된다. 현지 통화로 발행되는 채권이라면 브라질 외에 멕시코·인도네시아·러시아·터키 등이 좋아 보인다. 달러 표시 채권이라면 인도네시아·필리핀·브라질·멕시코가 유망하다.”

 - 원화 채권은 어떻게 보나.

 “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금리와 관련해서는,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번 내렸지만 앞으로 6~12개월 내에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전 세계 여러 종류의 채권 중 가장 좋게 보는 것은.

 “회사채가 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미국이나 유럽 회사채 가격은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 그런데 요즘 새로 발행되는 회사채가 적어 앞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다. 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흥국 회사채를 좋아한다. 신흥국 기업 부채 비율이 실적에 비해 선진국 기업보다 낮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덜 위험하고 수익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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