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새 성장 동력, 마케팅에서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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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신동빈(57·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 롯데마케팅 포럼’에서 소진세(62) 롯데슈퍼 대표로부터 포장 디자인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롯데그룹 신동빈(57) 회장이 ‘마케팅’을 화두로 잡았다.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는 사업이 많은 롯데그룹 특성상 불황일수록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 롯데마케팅 포럼’에 참석해 우수 마케팅 사례를 직접 시상했다. 롯데 각 계열사 제품과 경쟁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전시한 공간에도 한 시간 이상 머무르며 각 제품의 포장을 일일이 비교하고 살폈다.

 롯데마케팅 포럼은 올해 처음 열리는 것이다. 신 회장이 올 초 “경쟁이 심해질수록 마케팅이 중요하다”며 전 그룹 차원에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7개월여간의 준비 끝에 열렸다. 롯데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 명은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임원들까지 귀국해 5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으로 매년 정례화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이날 “경쟁 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은 현재의 시장 지위를 보장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저성장·초성숙 시장에서 고도의 경쟁 환경을 돌파해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는 원동력을 마케팅 부문 역량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롯데의 주축 사업들 중에서 유통과 식품 분야는 매일매일 고객들과 만나고 매순간 고객들과 호흡하는 사업”이라며 “이들 분야는 마케팅이 선도해야만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마케팅을 강조하는 것은 경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비상경영과 허리띠 조르기만으로는 그룹 규모를 키울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말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6월 28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방심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마케팅 화두에 대해 “긴축하고 고삐를 다잡는 것 못지않게 제품을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칠성의 에너지 음료 ‘핫식스’(대상)를 비롯해 롯데시네마의 ‘건축학 개론’(금상), 롯데닷컴의 ‘모바일쇼핑’(금상) 등 그룹 내 우수 마케팅 사례 12개 부문에 직접 상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매출이 늘어난 경우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선도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한 사례들이 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1일 중국 톈진(天津)의 최대 규모 복합상업단지인 원화중신(文化中心)에 톈진 2호점을 연다. 2호점은 톈진 1호점에 이어 롯데백화점이 100% 자본 출자해 단독으로 운영하는 중국 내 두 번째 점포이자 해외 4호점이다. 연면적 7만3000㎡(2만2000평), 영업면적 4만3000㎡(1만3000평)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다. 중국 현지 최고급 브랜드와 글로벌 명품, 인기 한국 브랜드 등 총 360여 브랜드를 선보인다. 톈진 최대 규모인 골프용품 매장과 더불어 톈진 백화점 중 처음으로 스크린 골프 연습장을 갖췄다. 한국 백화점처럼 문화홀, 친환경 유아휴게실, 아동 놀이방 등을 개설했다. 쇼핑 한류를 살리기 위해 서울 명동 거리를 옮겨다 놓은 듯한 코너도 만들었다.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미샤·더페이스샵 등 중저가 화장품과 떡볶이 같은 한국의 대표적 길거리 음식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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