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카우팅 디렉터, 척 맥마이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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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나라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팀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소유주-사장-부사장이란 상하 체계가 완비된 보통의 기업으로 말이다.

우리가 익히들어 알고있는 단장이란 자리는 현장을 통괄하는 기업의 실질적인 운영자다. 그 운영자 밑에는 단장보좌-팜 디렉터-스카우팅 디렉터들이 있다. 지금 말하려는 척 맥마이클(42)은 97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의 스카우팅 디렉터로 일해왔다.

스카우팅 디렉터란 각지에 흩어져있는 스카우트들을 통괄하는 일로 한 팀의 미래를 바꿔놓을만한 큰 영향력을 가진 자리다. 어떠한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막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가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맥마이클은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그가 부임한 97년 레인저스는 포스트시즌만 나가면 '공갈포'가 되어버리는 타선과 너무도 허약한 투수진으로 유명했고, 그러한 팀 칼러를 바꾸기 위해 거액의 프리에이전트를 영입했지만 투수진은 나아진 것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시간을 흘려 보낸다면 상황은 바뀌게 될 것이다.

지난 4년간 그는 레인저스의 미래를 바꿀만한 수 많은 선수들의 영입에 성공했다. 마이크 램 · 제이슨 가보로우스키 · 조바니 세데뇨 · 카를로스 페냐 · 제이슨 로마노 · 케빈 멘치 · 콜비 루이스 · 마이크 영 · 행크 블레이락 등 지난 네번의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해 어느 팀도 따라오지 못할만큼 질적 · 양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이는 레인저스가 상위 드래프트를 쥐고 있었기 때문에 얻은 선수들은 아니다.

모든 팀에서 원하는 '타격의 천재' 케빈 멘치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4라운드에 영입했으며 마이크 영은 5라운드 출신 선수다. 행크 블레이락은 3라운드에 영입했다.

이는 현지 스카우트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지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그가 영입한 선수들의 국적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레인저스가 베네수엘라 · 오스트레일리아 · 도미니카 공화국등으로 스카우팅 영역을 넓히는것에 기초를 다졌다. 범 세계적으로 영역을 넓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팅의 기본을 철저히 따른 결과다.

이것이 지난 4년간 스카우팅 디렉터로 일했던 맥마이클이 레인저스에서 이뤄 놓은 일이다. 그러나 스카우팅 디렉터는 단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팜 디렉터가 선수들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면 스카우팅 디렉터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

그것을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있는 단장이다.

이러한 일에 괴리를 느낀 탓인지, 젊은 천재 빌리 빈(39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단장)에게 자극을 받은 때문인지 그는 지난해 중반 레인저스로 떠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단장보좌로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지금 당장은 존 슈홀츠(브레이브스 단장)를 보좌하고 있지만 조금만 기다린다면 빌리 빈에 이은 또 한 명의 천재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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