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복귀 ‘찔러보는’ 베를루스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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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재정위기와 미성년자 성매매 스캔들 등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물러났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6) 이탈리아 전 총리가 정계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와달라는 단호한 요청이 자주 들어오고 있다”며 “(내가 이끌던) 자유국민당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우리는 옛 당명인 ‘전진 이탈리아(Forza Italia)’라는 간판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당명을 바꾸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진 이탈리아는 1994년 그가 처음 총리직에 오를 때 썼던 당명이다. 기억하기 쉬운 축구 구호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베를루스코니의 측근들은 최근 들어 그가 내년 봄 치러지는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해왔다. 특히 한때 베를루스코니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혔던 안젤리노 알파노 자유국민당 사무총장이 15일 베를루스코니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이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성추문 등에 시달려온 베를루스코니의 복귀를 꺼려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같은 당 소속 지아니 알레만노 로마 시장은 그의 지지도를 검증하기 위한 예비선거를 제안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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