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은 아프리카·남미 주민 마음 얻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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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니켈광산을 개발 중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한 초등학
교를 방문해 축구공과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한국광물자원공사]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 사장은 올 초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학생들에게 축구공과 학용품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광물공사는 이 지역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대개 그렇듯 암바토비 역시 오지다. 주민들의 월 평균 수입은 3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주거환경도 열악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교육열만은 뜨겁다고 한다. 못 배운 한을 자녀들에게만은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들이 많아서다.

 ‘자원전쟁 시대’에 안정적으로 자원을 얻으려면 우선 현지 주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광물공사가 꾸준히 이 지역 교육시설 확충에 관심을 가져 온 것도 그 때문이다. 2007년에는 인근 대학에 컴퓨터 40대를 기증했고, 2010년에는 학교시설 보수공사도 지원했다.

 2차 전지에 쓰이는 리튬 자원이 풍부한 볼리비아에선 의료시설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영아 사망률이 높은 빈곤 지역임을 감안해 2009년 수도 라파스 공항 인근 엘알토에 모자 보건센터 건설을 도왔다. 이를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요청해 공적 개발원조(ODA)자금 132만 달러를 투입했다. 또 구리 광산이 있는 코로코로 자치주에선 현지 병원에 병상과 혈압측정기, X선 조끼 등을 기증하고 울퉁불퉁한 마을 진입로도 포장해주기로 했다.

 1967년 국내 광업 육성을 위해 대한광업진흥공사로 설립된 광물공사는 2008년 사명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였다. 현재 전세계 17개국에서 37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원개발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라도 지역민을 품는 ‘글로벌 상생’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국내 상생’에도 나섰다. 중소 자원개발 업체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2010년에는 해외사무소에 투자지원센터를 열고, 중소기업들에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상담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을 대신해 48건의 투자 여건 조사, 기초 탐사 등을 수행했다. 이 중 4건은 실제 자원개발 진출로 이어졌다. 김 사장은 “국내에는 광산을 평가해 본 기업들이 거의 없어 경험이 풍부한 공사의 지원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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