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장에 흑인여성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아니타 디프란츠(48.여.미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차기 IOC 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국제스포츠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디프란츠 위원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 후임 선거에 입후보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3일(한국시간) 밝혔다.

미국 조정 대표선수 출신인 디프란츠 위원은 여성인데다 흑인라는 점에서 당선가능성은 낮지만 백인남성 위주의 국제스포츠 지배 구도에 큰 충격파를 던질 조짐이다.

포르투갈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조정연맹 총회에 참석중인 디프란츠 위원은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입후보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에 뛰어 들겠다"고 말했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 조정 동메달리스트인 디프란츠 위원은 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과 국제조정연맹 부회장, 미국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 등을 차례로 역임했으며 86년 IOC 위원이 됐다.

디프란츠 위원은 미국이 주도한 80년 모스크바올림픽 보이콧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혀 '강단있는 여성'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92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IOC 집행위원에 오른 뒤 97년 부위원장에 선출되는 등 젊은 나이와 여성, 그리고 흑인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IOC 사상 최고위 여성위원으로 군림해오고 있다.

한편 차기 IOC 위원장으로 자크 로게(벨기에), 딕 파운드(캐나다) 위원이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으로 입후보를 선언한 위원은 팔 슈미트(헝가리) 위원 뿐이다.

차기 IOC 위원장 선거는 3월10일 입후보 마감에 이어 7월 13일부터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IOC총회에서 치러진다. (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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