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LG, 선두 비결은 백업 요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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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성적은 백업 플레이어가 결정한다'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에서 공동선두를 달리는 삼성과 LG가 고비 때마다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후보 선수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G가 주전이 따로 없이 선수단 전원을 득점원으로 삼아 고비를 넘겨온 것은 올시즌 연승가도를 달리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

삼성 역시 선두 탈환의 길목이 됐던 25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예상치 못했던 후보 선수들의 분전으로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삼성은 이날 외곽 슈터 문경은이 빠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으나 김희선이 제몫을 해낸데다 주전 가드 주희정 대신 투입된 후보 선수 강혁의 3점포로 고비를 넘겼다.

조니 맥도웰-이상민의 황금 콤비의 위력이 되살아나면서 4연승을 달리던 현대에 이날 경기를 내줬더라면 삼성은 선두 복귀는 커녕 자칫 중위권에 포진한 현대, 기아, SBS에게 덜미를 잡힐 수도 있었던 상황.

무스타파 호프를 내세워 맥도웰을 막고 아티머스 맥클래리의 개인기로 상대 골밑을 파고 들겠다는 작전은 초반에는 어느 정도 먹혀들었으나 외곽 슈터의 부재는 아무래도 허전했다.

우려대로 현대의 맹추격이 이어지면서 역전당한 채 4쿼터를 맞은 삼성에게 강혁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69-69 동점에서 강혁은 3점포 2개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승부의 물꼬를 삼성 쪽으로 틀었다.

뿐만 아니라 속공을 통해 4점을 추가해 4쿼터에서만 10점을 몰아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비에만 전념하던 김희선도 맥클래리의 돌파가 뜸해진 경기 후반 3점포 2개를 꽂으면서 현대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맥클래리-호프-이규섭-주희정-문경은으로 구성된 삼성 멤버가 고장을 일으켰지만 강혁과 김희선이 공백을 거뜬히 메운 셈이다.

'빛나는 조연'을 지닌 삼성과 LG의 순항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중심 선수 1~2명에 의존하는 다른 팀이 순위 경쟁에서 좀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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