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사람의 비명 들리면…'귀' 달린 CCTV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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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사람의 비명 소리가 들리면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 촬영할 수 있는 폐쇄회로TV(CCTV)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종석 박사팀이 특정 소리에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해 26일 공개한 CCTV다. 영상 촬영 위주의 CCTV에 일종의 ‘귀’를 달아 준 셈이다. 이에 따라 강력 범죄 등의 초동 대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CCTV는 거의 프로그램으로 입력된 방향이나 고정된 방향만 감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면 사후에 그 영상을 분석해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는다. 물론 소리까지 감시하는 기능은 없다. 최근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능이 개발됐지만,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 박사팀이 개발한 CCTV는 실내에서는 99%의 정확도로 비명 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폭발음, 문 닫히는 소리 등 보안 관련 여덟 가지 종류의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 실내에 TV나 청소기가 켜져 있어도 이들 소리를 구별해 낸다.

 먼저 CCTV에 4개의 소형 마이크를 부착해 소리가 들려오는 쪽의 각도를 파악하고, 소프트웨어는 비명 소리 등 어떤 유형의 소리인지를 구분해 낸다. 만약 여덟 가지 소리 중 어떤 소리가 CCTV에 잡히면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영상을 촬영하는 한편, 보안센터에 경보를 울릴 수도 있다. 실내용은 당장이라도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외용은 현재 성능 시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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