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강소 아파트’… 입맛대로 고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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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올해에도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형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쉽고 수요가 많아 리스크(위험 부담)가 적다는 이점이 있다.

 발코니를 트면 실제 사용 면적이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못지 않은 데다 관리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아파트 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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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분양시장 역시 중소형이 주도하고 있다. 올 봄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건설업체들이 수요가 몰리고 있는 중소형 위주로 분양 계획을 짜면서 단지 전체가 중소형으로 이뤄진 아파트도 적지 않게 나온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주변 전셋값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중소형 단지가 적지 않게 나온다. 수도권에서는 한강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안산 신길택지지구 등에서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단지가 분양되며 인천에서는 도심 재개발, 재건축 단지들을 비롯해 영종하늘도시에서도 일부가 나온다.

 올해 분양할 예정인 수도권 중소형 단지들은 대부분 주변 시세 수준이거나 이보다 더 저렴한 게 특징이다. 대개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반도건설이 양산시 물금지구에서 분양 중인 양산 반도유보라 3차는 분양가가 3.3㎡당 700만원 초반대로 지난해 분양된 단지와 비슷하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상한제상 분양가보다 실제 분양가를 더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소형 단지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단조로운 구성을 보완한 단지도 적지 않다.

 그동안 중소형 단지는 대개 59㎡형(이하 전용면적)과 84㎡형으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어 주택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았다. 평면도 틀에 박힌 3베이(전면에 ‘방+거실+방’ 배치)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봄 분양시장에 나오는 중소형 단지들에서는 이 같은 단조로움을 찾아볼 수 없다. 중소형이지만 기존의 단일 평형을 지양하고 다양한 타입의 주택형을 선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보다 폭 넓은 선택을 제공해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택형이나 평면이 단조롭다는 한계를 넘기 위해 다양한 평면과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주택형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 예정인 한강래미안2차는 75㎡형과 77㎡형 등 새로운 주택형을 개발해 선보인다.

 84㎡형은 모두 6가지 타입을 둬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삼성물산은 특히 75㎡형에도 3베이로 설계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77㎡형은 모든 침실의 폭을 3m 이상 확보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안산시 신길지구에서 3월 분양 예정인 안산 아이파크에도 종전에는 찾기 힘들었던 72㎡형이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72㎡형 3개 타입과 84㎡형 4개 타입을 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미건설이 3월 구미시 국가산업제4단지에서 분양하는 구미 옥계 우미린 2차 아파트에도 74㎡형이 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교통·입지·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소형 민간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청약예·부금 통장이나 청약종합저축 통장이 있어야 한다.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 통장 가입자는 해당 아파트 청약 전에 예치금을 낮추면 곧바로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청약 전에 지역별로 중소형 주택형에 맞는 예치금을 미리 넣어두어야 한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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