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반성했다 … 기회 주면 서민금융 제대로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눈앞의 영업정지가 문제가 아니다. 종합 소비자금융회사의 노력이 무산될 수 있다.”

 16일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서울 강남구청의 영업정지 처분에 맞서 행정소송을 내기로 한 데는 최윤(49·사진)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염원’이 있다.

 재일동포 3세인 최 회장의 꿈은 제도권 금융그룹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1999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일본에는 있는데 한국에 없는 게 뭘까 생각해 대부업을 선택했다”는 그는 2004년 여러 대부업체를 통합해 ‘아프로그룹’을 출범시켰다. 독특한 TV 광고로 고객들의 눈을 끌며 회사를 빠르게 키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조원 안팎의 자산으로 지난해 15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러시앤캐시는 수익성만으로 보면 한국 금융권 최고”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빠른 성장에 대한 견제와 ‘일본계’라는 꼬리표는 늘 붙어다녔다. 검찰에 소환돼 몇 개월 만에 무혐의 처분을 받고 풀려난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고객에게만 잘 보이면 된다며 더욱 일에 몰두했다”는 게 최 회장의 말이다. 저축은행들이 위기에 빠진 2008년 이후부터는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도권 금융회사로의 진입은 최 회장의 오랜 염원이다. 그는 대부업 진출 이래 줄곧 “그룹 내 신용평가사나 전산시스템사 등을 따로 만들어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영업정지가 벌금형으로 이어지면 그의 꿈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저축은행법 시행령에 ‘최근 5년간 금융관계법령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대주주가 될 수 없다’고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최대의 위기요 시련이다. 지난해 많이 아팠고 큰 반성도 했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제도권의 종합 소비자금융회사로 발돋움해 제대로 된 서민금융을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