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속연산 컴퓨터 해외수출 규정 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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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4일 전략물자로 간주되는 고속연산 컴퓨터의 해외수출 규정을 완화해 한국 등에 대해서는 초당 연산속도가 4만5천Mtops(millionsof theoretical operations per second)인 기종까지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이번 규정 완화로 한국과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수출제한선이 종전 3만3천Mtops에서 4만5천Mtops로 높아지고 인도와 파키스탄, 중동, 옛소련, 중국, 베트남, 중부유럽 등에 대한 수출허용 기준은 2만8천Mtops로 상향조정됐다.

서유럽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헝가리, 폴란드, 체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정부의 사전승인없이 컴퓨터 수출이 가능한 국가로 분류됐으나 북한과 이라크, 이란, 리비아, 쿠바, 수단, 시리아 등은 여전히 수출금지 대상국으로 분류됐다.

IBM의 루 거스너 회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우리는 미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사업용 컴퓨터를 수출할 수 있게 허용돼야 한다는 것을 행정부가 이해했다고 평가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지해야 한다는 목표를 전면적으로 지지하지만 사업용 컴퓨터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 이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컴퓨터의 연산속도를 기준으로 국가별 수출제한 규정을 뒀으나 컴퓨터 업계의 강력한 로비에 밀려 지난 93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규정 완화조치를 단행했다.

한편 일부 컴퓨터업계 대표들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컴퓨터 관련 기술을 감안할 때 미국 컴퓨터업계의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이번 조치가 곧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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