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정선민, 부상악몽딛고 바스켓여왕 등극

중앙일보

입력

무릎부상으로 11개월동안 코트주변을 맴돌던 정선민(26.신세계 쿨캣)이 마침내 바스켓 여왕에 등극했다.

정선민은 27일 장충체육관에서 폐막한 한빛은행배 여름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자 자신의 화려한 재기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듯 연신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93년 마산여고를 졸업한 정선민은 98년 첫 소속팀인 SKC를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팀해체의 설움속에 신세계 쿨캣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정선민은 이듬해 겨울리그에서 MVP에 오르면서 팀 우승을 주도해 정은순(삼성생명)을 견제할 대형센터로 떠올랐으나 같은해 5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도중 무릎을 다쳐 코트를 떠날 위기에 몰렸었다.

정선민은 일본 나고야를 오가면서 재활훈련을 받으면서 체중이 4-5㎏이 빠지는 등 심각한 고민에 빠졌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재기의 날을 준비했다.

정선민의 복귀사실이 알려지자 정은순을 포함 자신보다 10㎝이상 큰 중국센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많은 농구인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선민은 여자농구 통산 7개의 트리플더블 가운데 3개의 트리플더블을 올 여름리그에서 세우는 등 득점과 리바운드,어시스트, 블록슛 등 전부문에서 상위에 올랐다.

이문규감독은 "정선민이 개인플레이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에는 팀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풀어갔다"고 지적하고 "미들슛 정확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상대 수비수들이 정선민을 막아내느라 골밑으로 집중되는 틈을 타 팀동료 이언주와 양정옥이 외곽포를 마음껏 쏘아대는 등 `정선민효과'까지 등장했다.

정선민은 "팀의 우승이 MVP타이틀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둘 다 이뤄 장기간 코트를 떠났던 설움을 깨끗이 털어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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