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총리 보좌 '과외교사' 4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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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는 지난 17일부터 며칠 동안 컴퓨터 특강을 받았다.

오키나와(沖繩) 주요 8개국(G8)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보기술(IT)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IT혁명인 데다 IT를 IC(집적회로)로 잘못 불러 체면을 구긴 만큼 이미지 전환이 절실했다. 마우스를 움직여가며 기초지식을 배우는 모습은 호평을 받았다.

컴퓨터 특강은 NTT 보도과장을 지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의원의 아이디어다. 세코는 아베 신조(安倍晋三)관방장관 밑에서 비공식적으로 일하는 '마음대로 보좌관' 의 한명. '마음대로 보좌관' 은 세코와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여).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의원 등 자민당 모리파의 소장층 4명이 총리 인기회복을 위해 본인들이 마음대로 정한 직책.

지난 11일 총리로부터 자유롭게 조언을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외무성 정무차관을 지낸 야마모토의 경우 외교를, 통산성 정무차관 출신인 다카이치는 재정과 통상정책을, 시모무라는 도시문제를 각각 맡았다. 세코를 포함해 모두들 담당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평소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모리 총리는 이들 말에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12일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원칙)문제로 취재를 거부했던 방침을 바꾼 것도 이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 때문. 무엇보다 4인방의 아이디어는 반짝거린다.

총리의 컴퓨터 특별훈련 여세를 몰아 '모리 메일' 을 발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엔 직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야마모토는 오는 9월의 밀레니엄 유엔 총회를 맞아 조만간 미국으로 가 총리의 외교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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