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림 외환은행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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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은 30일 "현대그룹은 채권단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주식처분각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통해 보유계열사 주식을 매각해 3천400억원의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아침 현대그룹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과 현대건설 김윤규사장과 조찬을 함께 하며 2시간 동안 현대의 자구책에대해 협의한 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행장과의 일문일답.

-- 오늘 현대측 사람들과의 조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
▲주로 현실적인 유동성 확보책과 계열사 매각 및 분리 등 성실한 재무구조 개선대책에 대해 협의했다.

-- 정주영 명예회장 등 경영진 퇴진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시장과 여론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는 현대가 알아서 할일 아닌가.

--오늘 현대측과의 조찬 모임 분위기는 어땠나.
▲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모처럼 식사를 맛있게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현대측도 시장의 힘을 무섭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지난 28일 발표된 현대측 자구책과 오늘 김 행장이 발표한 기자회견 내용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당시 현대가 발표한 자구책은 구체성과 실현가능성(환금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날 접촉에서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이 드러난 것이다. 부동산 매각과 계열사 매각.분리, 신규사업 축소는 중장기 대책이지 단기 유동성 확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대문제가 발생한 것은 단기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있는 현대건설에서 비롯됐다. 현대는 3천400억원어치의 주식 매각으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 현대측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은 없는가.
▲없다.

-- 내일 발표될 현대 자체 자구 유동성 확보액수가 지난 28일 발표된 3조4천억원보다 늘어나나.
▲현대측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지켜보라.

-- 인천제철의 독립계열분리와 현대석유화학의 계열분리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방안도 현대의 발표안에 포함되나.
▲중장기적 자구대책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 현대측이 언제쯤 자구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나.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 그러나 오늘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일 시장이 열리기 전에 발표했으면 좋겠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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