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파동' 조짐 나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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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오렌지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과일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1980년대말 자몽 파동과 90년대초 바나나 파동에 이어 '오렌지 파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농림부에 따르면 올들어 수입된 오렌지는 24일 현재 모두 7만1백30t으로 1년 전(1만3천t)보다 무려 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올 1월에는 2천3백89t에 불과했던 오렌지 수입량이 3월에는 1만7백33t으로 늘어난데 이어 4월에는 무려 2만6천1백27t이 쏟아져 들어와 올해 수입량이 1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렌지값도 18㎏ 상품 한상자에 2만4천7백43원으로 지난해 이맘 때 7만7천5백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에 들어온 많은 양의 오렌지는 과일시장에서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사과.배.감귤을 밀어내면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수입 오렌지가 가장 많이 풀린 4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사과값은 15㎏ 상품 한상자에 평균 2만4천3백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5천5백20원에 비해 86%나 떨어졌다.

이처럼 오렌지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풍작으로 수입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데다 백화점.대형유통업체가 세일기간에 미끼 상품용으로 오렌지 구매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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