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동아 ‘완두콩수학’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 ⑤ 패러독스와 수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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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문제 푸느라 머리가 어질어질하죠? 잠깐 쉬어가라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줄게요.

 어느 날 수학 선생님과 그의 제자가 배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들이 탄 배가 폭풍을 만나 난파가 된 거예요. 다행히 외딴 섬에 도착했는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섬에는 식인종이 살고 있지 뭐예요. 그들은 ‘이제 꼼짝없이 식인종에게 잡아 먹히겠구나’라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식인종들에게는 죽기 전에 마지막 소원을 하나씩 들어 주는 관습이 있었데요. 단, 살려달라는 소원을 제외하고. 이들은 어떤 소원을 빌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먼저 수학 선생님은 마지막 소원으로 “제자에게 마지막으로 수학 수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식인종들은 그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죠. 그리고 제자에게로 가서 마지막 소원을 물었어요. 학생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나의 마지막 소원은 선생님이 수학 수업을 하기 전에 잡아 먹히는 것입니다”라고 했어요. 선생님은 수학 수업을 하는 것이 소원인데, 학생은 수학 수업을 하기 전에 잡아 먹히는 것이 소원이니 식인종들은 고민에 빠지게 됐죠. 선생님의 소원을 들어주려면 학생에게 수학 수업을 듣게 해야 하고, 학생의 소원을 들어주려면 수업하기 전에 죽여야 했기 때문에 결국 그들을 죽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논리적 역설 또는 패러독스’라고 해요. 패러독스는 상식을 벗어난 수학적 결과를 말하는데, 그냥 스쳐지나가게 되면 단지 우스운 이야기 거리에 지나지 않겠지만 여기에는 논리와 수학적 사고의 중요한 단서가 숨겨져 있어요.

 수학이 어질어질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겠죠? 우리 일상 생활 속에는 어떤 패러독스들이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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