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앤드 세바스찬' 국내 첫 라이센스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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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포크 사운드 열풍을 일으킨 8인조 포크팝 밴드 '벨 앤드 세바스찬'(Belle and Sebastian)의 '이프 유어 필링 시니스터(If You 're Feeling Sinister)'(96년작)가 국내 최초로 라이선스로 출시된다.

벨 앤드 세바스찬은 단아한 발성으로 표현되는 보컬에 소규모 오케스트라같은 바이얼린과 어쿠스틱 기타, 트럼펫, 베이스, 드럼, 첼로 등의 연주가 함께 어울려 브리티시 포크의 전통을 느끼게 한다.

일반 음악팬들에겐 아직 이름이 낯설지만 그간 수입 음반으로 이들의 음악에 매료돼 온 매니어 팬들로부터는 적잖은 인기를 얻고 있다. 1999년 브릿 어워드 신인상('New Comer')을 수상해 영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컬트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언뜻 들으면 귓가를 맴도는, 지극히 편안하며 부드러운 포크팝에 불과한 것 같다.
하지만 '겟 미 어웨이 프롬 히어, 아임 다잉'(제발 여기서 꺼내줘, 난 죽어가고 있어)이라는 제목의 노래처럼 결코 말랑말랑하지만은 않은 세상살이에 대한 가시같은 예민한 감성을 품고 있기도 하다.

쉽게는 비틀스나 사이먼 앤드 가펑클을 떠올리게 하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면의 저항을 드러냈던 1960년대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수치심에 고개를 떨구고 남은 인생을 울며 보내는/다시 한번 상처받은 소년/너 지금 괜찮은 거니?/이제 괜찮은 거니?"('더 보이 던 롱 어게인')하며 세상살이가 주는 상처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날 해방시켜 줄 그런 노래를 들려줘/예전 같은 곡을 쓰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나봐/그럼 내가 직접 쓰는 수 밖에"('겟 미 어웨이…')라며 노래한다.

첫번째 곡 '더 스타스 오브 트렉 앤드 필드'의 중간에 솔로로 연주되는 트럼펫 연주와 네번째 곡 '라이크 딜런 인 더 무비스' 등에서 보듯 다양한 악기가 조화돼 자아내는 명징한 울림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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