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부익부 빈익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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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개봉된 총 2백37편의 영화 중 30만명 이상의 관객이 든 영화는 24편으로 전체의 10%인데 반해 5만명 미만은 1백57편으로 62%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보다 50편이 많은 2백87편이 개봉됐던 98년의 경우 30만명 이상이 22편(7.3%), 5만 미만이 1백35편(47%)인 것과 비교해 흥행대작과 소품의 간격이 더 커 진 것으로 해석된다. 제작사와 수입사들이 대자본을 투자하는 대형영화만 선호하는 반면 유럽영화 등 예술영화 시장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영화시장의 파행적인 구조가 우려된다.

또 지난해 한국영화가 전체 영화시장에서 차지한 비율은 알려진 것보다 적은 36.4%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2천4백60만명으로 97년의 2천2백20만명보다는 약 2백40만명이 늘었지만 98년의 2천4백만명보다는 60만명이 증가한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영화 리서치' (대표 김윤수)가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최고 흥행성적을 올린 〈쉬리〉(2백49만명)는 전체 영화시장의 10.1%나 차지했다. 〈쉬리〉를 제외할 경우 한국영화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3%다. 이에따라 올해 〈쉬리〉와 같은 흥행대작이 나오지 않을 경우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예년 수준(97년 26%, 98년 25%)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지역 성인들은 연평균 3.97편의 영화를 관람하며 20대 초반 여성이 영화의 주관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리서치 플러스'에 의뢰해 서울지역 성인관객(19세~49)1천2백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19~23세 여성층은 1년에 10편의 영화를 소화한다는 것이다.

거주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지역이 연평균 4.92편으로 가장 많고 강동지역은 2.65편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영화 국적별로는 미국영화가 41.8%로 역시 선호도가 높았고 한국영화 33.2%, 다음이 홍콩영화와 유럽영화 순서로 나왔다. 장르별로는 액션물이 37.1%로 압도적이었고 애정.멜로물이 18.9%, 스릴러 13.2%, 코미디 11.3%, SF 9.4% 순이었다. 가장 많이 보러 가는 곳은 종로지역이 47.2%, 강남권이 15.9%로 아직은 영화관이 밀집해 있는 종로를 관람장소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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