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쉼터 같은 일터 …능률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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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조니워커 등을 수입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 32층 한 층 모두를 사무실로 쓴다. 32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마주하게 되는 이 회사 입구에는 100평 규모의 큰 바가 있다. 2003년 12월 디아지오코리아가 입주하면서 바를 만들었다. 음료수는 물론 맥주와 디아지오코리아가 수입하는 각종 위스키까지 진열돼 있다. 직원들은 공짜로 이 술을 마실 수 있다. 거래처 임직원이 오면 디아지오코리아 직원은 위스키나 맥주를 따라 마시며 멀리 한강과 남산이 보이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 상담을 한다.

▶ 디아지오코리아 사무실 안의 바. 직원들이 무료로 위스키나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다.임현동 기자

사무실을 독특하게 꾸미는 외국 기업이 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처럼 회사 안에 바를 설치하는가 하면, 사무실을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바꾼 곳도 있다. 그렇게 꾸미는 이유는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다. 거래처 직원이 와 보고선 "나도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게 된다.

▶ BAT코리아는 서울 스타타워 건물 42층과 43층을 터 복층 사무실을 만들고 내부를 가정집처럼 꾸몄다.

담배 '던힐' 등을 만드는 다국적 담배 회사 BAT코리아는 사무실을 가정집처럼 꾸몄다. 이 회사는 스타타워의 제일 꼭대기 층인 42층을 사무실로 쓴다. 이 사무실은 아주 넓은 2층짜리 단독주택처럼 생겼다. 사무실 안에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원래 42층과 43층으로 나눠져 있던 사무실을 합쳐 고급 2층 주택처럼 만든 것이다. 사무실 한 편에는 부엌도 있다. 전자레인지.냉장고 등을 갖다 놓고 원하는 사람은 재료를 구해다 마음대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빌딩의 제일 높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사무실을 꾸몄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31층의 로레알 코리아에는 30평 정도의 카페가 있다. 커피 전문 제조자(바리스타)가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머무르면서 에스프레소.캐러멜 마키아토 등 커피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10여 가지 커피를 만들어 잔당 500원에 판다. 카페 벽에는 회사 사진동호회원이 찍은 10여 장의 한국 풍경 사진이 걸려 있다.

지난해 4월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이 부임하면서 교육실로 쓰던 사무실을 카페로 개조했다. 직원들이 들르기 편하게 사무실 한가운데에 있던 교육실을 다른 층으로 옮겼다. 커피 한 잔으로 기력을 회복하려는 직원들도 오고, 직원들끼리 간단한 회의도 이곳에서 한다.

이 회사 이선주 실장은 "근무 시간이라도 휴식이 필요하면 쉬고, 일할 때는 집중도를 높이라는 뜻에서 카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준호.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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