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다리' 한인골퍼 제임스 명, LA타임스서 소개

중앙일보

입력

암으로 왼쪽다리 무릎 아래를 상당 부분 잘라낸 한 재미교포 10대 골프선수가 미국 아마추어 골프계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날짜 스포츠 섹션 1면과 11면을 할애해 로스앤젤레스 남부 세리토스 고교 3학년인 제임스 명(18)군이 한쪽 다리로 걷고 스윙해야 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자세가 부드럽고 우아하며, 균형이 완벽하게 잡히는 등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명군은 지난 몇 개월 사이 두차례나 80타 이하를 쳤으며 최근 옥스나드 리지 골프코스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15홀을 도는 동안 5언더파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명군이 올 봄 고교 골프시즌이 시작되면 상위권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83년 두살 때 미국으로 이민온 명군은 11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을 드나들었으며 꾸준한 연습으로 각종 대회에서 실력을 과시해왔다.

97년 첫 출전한 전미 주니어골프협회(AJGA) 토너먼트에서 3위에 입상했으며 4대 주니어골프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AJPA 청소년 챔피언십 토너먼트에서 9위에 올랐다.

하지만 97년 여름 왼쪽발목에 난 혹에서 심한 통증이 시작됐고 병원에서 암으로 진단받았다.
명군은 1997년 8월 이를 알면서도 시카고에서 열린 US아마추어대회에 출전, 진통제를 먹어가며 2차전까지 진출하는 불굴의 투혼을 발휘했다.

이후 지루한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가 계속되자 명군은 의사에게 다리절단을 요구했으며 병원은 1998년 8월 24일 왼쪽 무릎 아래 상당부분을 잘라내고 의족을 댔다.
9개월 뒤 통증과 암은 사라졌으며 명군은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뷰나파크 골프센터의 보비 라스켄과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스타인 폴 에이징어 등 암투병 경력이 있는 선수들과 주변 친구들의 격려가 잇따랐다.

여러 골프 명문대학들의 입학제의를 받고 있는 명군은 "역경 중에는 결코 혼자서 극복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내게 희망과 용기를 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 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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