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가 종이값 올린다… 출력용지 주문 평소 2배

중앙일보

입력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 오류) 문제가 장안의 지가(紙價) 를 올려놓고 있다. 종이 업체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은 것.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를 출력해 놓으려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등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 수요가 촉발된 탓이다.

사무용품 도매업체인 청주 J사무기상사의 경우 최근 들어 프린터 용지의 주문이 평소보다 2배 가량 늘어나 즐거운 비명이다.

S사 등 일부 회사 제품은 공급이 달리는 형편이다. 일부 제지회사는 상자(2백50장짜리 10권) 당 1만6천원이던 용지의 공장도가를 3~4% 가량 올리기도 했다.

전국 최대 새마을금고인 충북 청주시 우암새마을금고는 27일 컴퓨터 프린터용 인쇄용지(A4 크기) 50상자를 구입했다.

평소에는 월말이라고 해도 출력 내역이 계좌별 잔액에 불과해 한 박스면 충분했지만 이번에는 Y2K 대비 때문에 지난 10월 이자 결산 이후 거래 내역을 모두 뽑아둬야 해 인쇄량이 급증한 것.

이 금고의 배을규(40) 저축과장은 "새마을금고 전국연합회가 이달초 각 회원 금고에 30일부터 계좌별 거래 내역을 모두 출력해 놓도록 지시했다" 며 "30일 마감후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프린트 작업을 마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 본점도 평상시 사용하던 전산출력 용지의 3배인 3백박스를 추가 구입했다. 수작업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 전산 원장을 출력해 각 영업점에 나눠주기 위해서다. 충북도청도 과별로 최근 20~40상자씩 프린터용지를 사다 놓았다.

청주시 사창동 창신신협도 Y2K에 대비하기 위해 프린터 용지를 평소의 10배인 10상자 구입했다. 삼성서울병원도 내년 1월 1일 예약자 리스트를 출력해 놓기 위해 전산용지를 따로 구입했다.

제지업체인 한솔파텍 담당자는 "평소보다 10% 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며 "유통업체는 재고 매출이 더 늘었을 것" 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